무대에 서는 배우가 자신을 위해 객석 하나를 예매했다.
배우 이주화는 1인극 ‘웨딩드레스’가 온라인마켓에 오픈하자마자 가장 먼저 티켓팅을 했다. 첫 공연 첫 티켓이다. 배우가 자신이 출연하는 공연 티켓을 구매한 것.
이주화는 “첫 무대를 상상하면 설레고 떨리지만 벅차다. 배우로서 30년 한 길을 걸었는데, 관객앞에서 홀로 무대에 설 생각을 하면 매우 감사하기도 하다”며 “나의 1인극이지만, 객석에서 내가 나를 봐줄 수 있게 티켓을 구입했다. 많은 분이 격려해주지만 나 스스로 토닥토닥 애썼다고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1번으로 구입했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주화는 자신의 연기 인생 30년 기념작 연극 ‘웨딩드레스'를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대학로 시어터쿰에서 공연한다.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 오후 4시 공연이다. 혼자서 시공간을 초월하며 3명의 역할을 소화할 예정이다. 사랑하는 엄마와 딸이 헤어지지만 다른 공간에서 계속해서 이어지는 내용이다. 웨딩드레스는 그 매개가 된다.
이주화는 연기 30년 기념작의 의미로 “1인극은 평생 해보고 싶었던 버킷리스트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하니까 더 세심하고 깊게 빠져들고 있다”며 “내 연기의 모든걸 다 보여주겠다. 30년간 연기했지만 이번 모노극은 앞으로 더 잘하고 싶은 과정이며 이정표다. 지금까지 한 발 한 발 30계단을 올랐다면, 이번 공연을 통해 앞으로 더 많은 계단을 오르고 싶다”며 방싯했다.
극 내용에 대해선 “헤어짐이 끝은 아니다. 지금은 살아내기 힘들지만, 다시 만났을때 우리가 모두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를 말하고 싶은 공연이다”라고 살짝 공개하며 “연말에 관객분들이 귀한 시간을 내어 오시는데, 1인극이라 중압감은 크지만 어떤 무대보다도 의미있는 공연이 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 이번 극을 통해 늘 곁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데뷔 30년 기념작 이후의 계획도 이미 세웠다. 이주화는 “앞으로 매년 연말이면 모노극 ‘웨딩드레스’를 공연하고 싶다. 내가 한살 한살 더 먹을 때마다 무대의 느낌은 달라질 것이다. 이 작품을 영어로 번역해서 1년간 가족 세계여행을 다닌것처럼 여러 나라 곳곳에서도 공연하고 싶다. 그리고 모노극의 준비과정과 완성을 담은 책을 내고 싶다”라고 밝혔다.
‘30년’, 짧지 않은 긴 시간이다. 이주화는 그 기간동안 배우로서 오롯이 한 길만 걷고 있다. 온 마음을 담아 무대에 서는 모습처럼, 그의 연기 인생은 아직도 진행형인 듯 하다. 그리고 30년 기념작의 첫 무대 한자리는 비어있을 예정이다.
현정민 기자 mine0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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