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올린 승전보다.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은 9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맞대결에서 3-0(26-24 25-14 25-18)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지난달 12일 우리카드와의 2라운드를 시작으로 빠졌던 6연패 터널에서 드디어 탈출했다. 2021∼2022시즌 기록했던 구단 최다 7연패 기록과 타이를 앞둔 위기에서 완벽히 부활해 상대를 맹폭했다. 지난달 8일 KB손해보험전 승리 이후 약 한 달 만에 축배를 들었다.
완벽했던 경기력이었다. 특히 ‘인생 경기’를 펼친 아흐메드 이크바이리가 보여준 에이스의 품격이 코트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그는 이날 20득점을 올리며 양 팀 최다 득점자에 올랐다. 후위 공격 5개, 블로킹 3개, 서브에이스 3개로 트리플크라운까지 거머쥐는 맹활약이었다.
2022∼2023시즌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 발을 내디딘 아흐메드의 개인 4번째 트리플크라운이다. 지난해 12월 2일 OK금융그룹전에서 첫 이정표를 세운 그는 이후 1월 5일 한국전력전, 2월 3일 우리카드전까지 기록을 수놓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현대캐피탈로 둥지를 옮긴 그는 팀 연패 탈출이 걸린 중요한 순간에 다시 트리플크라운을 외치며 승리 일등공신으로 거듭났다.
1세트가 백미였다.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고 상대 코트를 맹폭한 그는 8득점을 올리면서 공격성공률 100%라는 놀라운 수치를 남겼다. 고효율 공격은 계속됐다. 2세트에도 성공률 80%와 함께 블로킹도 2개를 얹었다. 마침표가 찍힌 3세트에는 서브에이스만 3개를 뽑아내며 팀 승리를 향한 축포를 쐈다.
이날 아흐메드의 누적 공격성공률은 87.5%를 찍었다. 그가 한국 무대에서 기록한 한 경기 최고 공격성공률이다. 공격점유율은 24.24%로 시즌 평균(41.71%)과 거리가 있었지만, 주어진 기회를 모두 살리는 높은 영양가를 자랑했다.
현대캐피탈은 아흐메드 외에도 허수봉이 15득점, 홍동선이 10득점을 얹어 이상적인 공격 삼각 편대를 구축했다. 베테랑 미들블로커 최민호도 블로킹 3개로 높이를 과시했고, 장신 세터 김명관의 볼 배급도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최태웅 감독이 꿈꾸던 이상적인 시나리오가 실현됐다.
팀의 시즌 3번째 승리다. 최하위 KB손해보험 외 나머지 5개 팀에게 거둔 첫 승리라는 의미도 더해진다. 특히 앞선 1∼2라운드 모두 풀세트 끝에 석패했던 상대, OK금융그룹을 잡아내면서 묵었던 아쉬움도 털어냈다. 반전 신호탄을 쏜 현대캐피탈은 14일 KB손해보험과의 홈 맞대결에서 시즌 첫 연승까지 조준한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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