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조’의 초석을 다졌다.
이보다 완벽할 수 없는 우승 세리머니를 즐겼다. 그야말로 해피엔딩이다.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현대가 17년 동안 못했던 우승을 2년 연속 해냈다. 지난 1983년 창단 후 최다 우승 공동 5위에 해당하는 통산 4회 우승이다. 리그 2연패는 수원삼성(1998~1999), 성남 일화 천마(1993~1995, 2001~2003), 전북 현대(2014~2015, 2017~2021) 등 총 세 팀만 갖고 있었던 영광이다. 이 영광의 제단에 울산도 이름을 올렸다.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의 멘탈과 조직력을 튼튼하게 조련했다. 부임 3년째다. 울산이 매번 지는 팀에서 벗어나 ‘이기는 팀’으로 성장하게 만든 1인자다.
홍 감독은 “지난해 17년 만에 우승했을 때와 1년 만에 다시 우승하는 것은 느낌이 조금 다르긴 하다”며 “그래도 17년 동안 못했던 것을 2년 연속 한 것은 엄청난 일이다. 이번 우승은 선수와 팬들이 만든 우승”이라고 전했다.
선수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올 시즌을 앞두고 울산에 합류한 수비수 김영권은 팀의 핵심 수비수로 곧장 자리잡았다. 지난 시즌 MVP인 이청용은 후반 조커로 맹활약을 펼쳤다.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데려온 주민규가 득점왕을 차지하며 펄펄 날았고, 공격수 루빅손은 시즌 막판 수비수로 변신하면서까지 팀에 큰 보탬이 됐다. 각각 5도움씩 기록한 마틴 아담, 이명재, 아타루 등도 존재감을 발휘했다.
울산은 라이벌 전북과의 더비 경기마저 잡아버리며 대관식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울산은 3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현대가 더비’ 맞대결에서 설영우의 결승 골을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이미 35라운드 대구FC전 승리로 우승을 확정 지은 울산은 라이벌 전북과의 더비 경기마저 우승하며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23승7무8패, 승점 76을 기록했다.
우승 파티의 게스트도 화려했다. 2014, 2018년에 이어 울산을 3번째로 찾은 가수 노라조가 신규 응원가 공개를 겸한 흥겨운 공연을 펼쳤다. 김태우는 히트곡을 열창하며 시상식 피날레를 장식했다. 시상식에는 울산 모기업인 HD현대의 정기선 부회장이 참석해 선수들에게 우승 메달을 걸어줘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기희가 정승현과 같이 트로피를 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둘은 올해 주장을 나눠서 수행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정승현도 많이 고생했다. 중간에 SNS 사건으로 마음 고생을 했다. 그렇다 보니 주장단을 교체해 김기희가 어려운 시기에 팀을 잘 이끌어 줬다. 두 선수 다 1년 동안 전체적으로 역할을 잘 해줬기 때문에 두 선수가 같이 세리머니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이번 우승은 앞으로 울산에 있어서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이 든다. 앞으로 성장하는 데 울산의 큰 자산이 될 것”이라며 “내년 계획을 조금씩 하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마친 뒤 다음 스텝을 생각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주형연 기자 jh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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