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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정주영의 도전 DNA 이어간다”…중동서 첨단 신사업 시동

입력 : 2023-10-24 15:41:56 수정 : 2023-10-24 15: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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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이 헬기에서 내려 건설 현장 임직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경제·산업구조 대전환을 추진하는 중동에서 첨단 신사업을 전면에 내세워 정주영 선대회장의 ‘중동신화’ 재현에 나선다.

 

 2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중동에서 ▲현지 완성차 생산 거점 구축 ▲ 기차 등 신규 수요 창출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 ▲첨단 플랜트 수주 확대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특히 중동은 정주영 선대회장이 ‘중동신화’를 창조한 상징적인 지역으로 현대차그룹에게는 의미가 깊은 지역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선대회장은 시대를 앞서가는 경영철학과 추진력으로 1970년대 초대형 프로젝트들을 잇따라 성사시키며 중동신화의 주역이 됐다”며 “1976년 ‘20세기 최대의 역사(役事)’라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을 건설하는 등 중동 붐을 이끌어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동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화석연료 이후 시대를 대비한 신산업을 육성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주영 선대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건설 현장을 둘러보며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은 정주영 선대회장의 도전 DNA를 계승해 중동에서 도로·항만 등 산업 인프라뿐 아니라 전기차를 비롯한 완성차 생산, 친환경 수소 에너지, 첨단 플랜트 수주 등 첨단 산업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지시간 지난 23일 사우디 서북부 타북주(州)에 조성 중인 네옴시티(NEOM CITY)의 주거공간인 ‘더 라인(THE LINE)’ 구역 내 현대건설 지하터널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해당 지하터널은 ‘더 라인’ 구역 하부의 고속·화물철도 운행용 지하터널 12.5km 구간으로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다. 현대건설은 고난도 기술력이 요구되는 구간에서 국내외 다양한 터널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온 노하우와 첨단 스마트 건설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현대건설 임직원들에게 “여러분들이 자랑스럽다”고 감사를 표했다. 정 회장은 “현대건설이 신용으로 만든 역사를 현대차그룹도 함께 발전시키고,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 지원하겠다”며 “무엇보다도 품질과 안전이 최우선 되어야한다”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에도 현대차와 사우디 국부펀드(PIF) 간 ‘CKD(반조립제품∙Complete Knock Down) 공장 합작 투자 계약’ 체결식에도 참석했다. 사우디는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올해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는 21%의 점유율로 판매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는 사우디 킹 압둘라 경제도시(King Abdullah Economic City, KAEC)에 전기차를 포함해 연간 5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CKD 합작공장을 건설한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 사우디에 그룹 최초의 완성차 생산 공장을 완공해 전기차 등 다양한 차종 및 현지 특화 마케팅으로 신규 수요를 적극 창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함께 사우디와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하며 중동 친환경 에너지 저변 확대를 위해 협력한다.

 

 현대차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한국자동차연구원’, 사우디에서 수소사업을 추진하는 ‘에어 프로덕츠 쿼드라(Air Products Qudra)’, 사우디 대중교통 운영업체 ‘SAPTCO(the Saudi Pubic Transport Company)’와 사우디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사우디 수소 모빌리티의 보급 확대 및 생태계에 기여할 계획이다. 

 

 중동 주요국에서 대형 첨단 플랜트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Aramco)로부터 약 3조1000억원 규모의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Saudi Arabia Jafurah Gas Processing Facilities Project) 2단계’를 수주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쿠웨이트 알주르(Al-Zour) LNG 수입 터미널 등 대규모 플랜트 사업을 완료했으며, 2021년 수주한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1단계를 수행 중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6월 아람코가 진행하는 약 6조5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설비 사업 ‘아미랄(Amiral)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는 한국기업의 사우디 수주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현대로템도 우수한 품질과 적극적인 현지화 노력에 힘입어 철도 사업 수주를 이어가며 중동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이집트 터널청(NAT)이 발주한 7557억원 규모의 카이로 2, 3호선 전동차 공급 및 현지화 사업을 확보했다. 수소전기트램 등 수소 기반 친환경 철도차량 기술력을 토대로 중동 철도 인프라분야 진출도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판재, 봉형강, 강관 등 다양한 에너지용 제품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중동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수주한 사우디 주아이마(Juaymah) 유전의 천연가스 액체 공장 확장 공사 후판 공급을 올해 완료했으며, LNG 에너지 프로젝트 확대에 대응해 신규 가스 수송용 강관 소재를 개발하는 등 중동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중동시장에서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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