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가장 뜨거운 로맨스 코미디 영화 ‘30일’이 지난 3일 개봉했다. 개봉 이후 줄곧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120만 이상의 관객 수를 기록하는 등 흥행을 이어가는 중이다.
영화는 법정에서 합의이혼 절차를 밟던 정열(강하늘 분)과 나라(정소민 분)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극적인 만남을 통한 결혼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각자의 단점만 보일 뿐 사랑과 정은 없어지고 증오만 남게 됐다. 결국 이혼을 결심한 이들은 법원에서 이혼 숙려 기간 30일을 통보받는다. 하지만 함께 차를 타고 일터로 복귀하던 중 빠르게 다가오던 트럭이 옆을 들이받았고 연이어 반대편에서 오던 차량과 한 차례 더 충돌하는 대형 사고를 당한다.
의식을 되찾은 정열과 나라는 병실에 누워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가족부터 주변인들까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해리성 기억 장애를 겪는다. 이에 가족들은 예정된 둘의 이혼을 진행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주인공들은 행복했던 과거의 기억을 하나씩 되찾으며 이혼 결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두 주인공은 한 달도 안 돼 교통사고 부상을 빠르게 회복하고 일상생활에 복귀한다. 물론 영화적 허용으로 여겨야 하겠지만 기억상실증에 걸릴 정도로 강한 충격을 받고서도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지내는 모습에 둘의 로맨스보다 건강이 더욱 걱정됐다. 유리창이 산산조각나고 차가 몇 바퀴씩이나 회전할 정도로 사고 규모가 컸기 때문이다. 특히 정열은 목에 큰 충격을 받았는지 경추보조기까지 착용한 채 등장하기도 한다.
사실 이 정도 규모의 사고는 목을 비롯한 신체 전반에 걸친 근골격계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 큰 이상이 없더라도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교통사고 후유증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중 ‘편타성 손상’은 사고 충격으로 목이 채찍처럼 튕겨지면서 경추(목뼈) 근육 및 인대 손상, 목디스크 등의 원인이 된다.
이에 교통사고에 대한 한의통합치료는 편타성 손상과 같은 교통사고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혈액이 뭉쳐 혈행 장애를 일으키는 ‘어혈’의 제거와 신체 기능 회복에 집중한다. 추나요법, 침·약침치료, 한약 처방 등이 병행되는데, 그중 한약은 어혈을 비롯한 불안, 피로 등 심리적인 증상 개선에도 탁월해 회복속도와 치료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실제 자생한방병원은 SCI(E)급 국제학술지 ‘헬스케어(Healthcare)’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한약의 교통사고후유증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연구팀은 중증의 교통사고 후유증 환자 40명을 한약치료군과 한약 처방이 없는 대조군으로 나눠 치료 경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통증을 비롯한 전반적인 후유증 증상이 절반 이상 감소하기까지 대조군은 평균 109일이 필요했지만 한약치료군은 32일로 세 배 이상 빠른 호전세를 보였다.
건강도 기억도 한번 잃어버리면 되찾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가벼운 교통사고일지라도 후유증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면밀한 검사와 충분한 회복 기간을 갖도록 하자.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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