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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강호는 옛말...프로 구기 종목 줄줄이 ‘망신살’

입력 : 2023-10-04 15:03:10 수정 : 2023-10-04 15:3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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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패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시아를 호령하던 시대는 지났다. 지난달 23일 개막한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수영, 탁구, 배드민턴 등에서 금빛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국내 4대 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배구)에선 연일 아쉬운 소식이 전해진다. 남자축구만이 유일하게 아시아 최강의 자존심을 지키는 중이다.

 

◆ 흐름에 뒤처졌다

 

지난 3일 한국 농구는 남녀 모두 굴욕적인 패배를 맛봤다. 남자농구는 중국과의 8강전에서 패배해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무관의 성적표를 받았다. 여자농구는 일본과의 4강에서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2014년 동반 금메달을 차지한 이후 9년 만의 동반 정상을 노렸으나 이루지 못했다.

 

세계적인 흐름에 뒤처졌다. 최근 농구 추세는 포지션 구분 없이 모두가 외곽 공격을 적극적으로 시도한다. 수비 시에는 왕성한 활동량으로 압박을 펼친다. 남녀 모두 높이를 살리기 위해 단순한 공격을 가져가다 자멸했다. 포지션별로 정해진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예전에 하던 방식을 이어갔다. 상대의 압박 수비에 당황하며 실책을 범하기 일쑤였다. 중국과 일본 등 라이벌로 여겨지던 국가들이 세계 흐름에 발맞추는 사이, 한국 농구는 경쟁력을 잃었다.

 

대회 개막 전부터 탈락했던 남자배구도 다르지 않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팀들에게 연이어 패배하는 수모를 겪었다.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이후 62년 만에 메달을 놓쳤다. 세대교체에 실패한 가운데 최근 트렌드로 자리 잡은 속공 배구를 전혀 펼치지 못했다. 여자배구도 위태로운 행보를 보인다. 김연경, 양효진 등 주축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뒤 급속도로 무너졌다. 한 수 아래로 여겨진 베트남에 2-0으로 앞서다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야구는 빠른 공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대만과의 예선 라운드에서 꽁꽁 묶였다. 세대교체를 위해 자체적인 연령 제한을 뒀다고는 하나 국제무대에서 타자들이 빠른 공에 대처하지 못한 것은 고질적인 문제다. 빠른 공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한국 타자들이다. 선수들의 몸값은 치솟고 있으나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연이어 참사를 경험하는 중이다.

 

추일승 감독이 작전 지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장기적인 계획의 부재

 

최근 한국 스포츠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 인구 절벽의 위기가 찾아오면서 유소년을 수급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 스포츠계 모두 살아나갈 방법을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눈앞에 다가온 대회의 성적 내기에 급급하면서 장기적인 계획은 뒷전이었다. 세대교체가 더디게 된 이유다.

 

야구는 뒤늦게 자체 연령 제한을 두면서 그나마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한다. 지난 7월 ‘팀 코리아 레벨 업 프로젝트’를 통해 어린 선수들의 국제 경험을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이를 꾸준히 밀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농구와 배구는 연이은 참사에도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실정이다.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움직이는 일본과 차이가 난다. 일본은 아시안게임, 올림픽, 월드컵 등 국제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이 확실하다. 젊은 선수들에게 과감히 기회를 주면서 성장을 도모한다. 꾸준히 준비한 결과 최근 점점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늦었지만 멀리 내다보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동안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기량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던 시대는 지냈다. 상대를 철저히 분석하고 세계의 흐름에 발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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