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떨어진 날벼락이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는 29일 선발 투수 다르빗슈 유(37)의 부상 소식을 전했다. 그는 우측 팔꿈치 염증 증세로 15일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됐다. 공식적인 등재일은 그의 최근 등판 다음 날인 27일로 소급 적용된다.
1986년생의 다르빗슈는 올해 빅리그 11번째 시즌을 맞은 베테랑이다. 2012시즌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고 미국 무대에 입성해 LA 다저스, 시카고 컵스 등을 거쳤다. 특히 컵스와는 6년 1억2600만 달러의 대형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다만 이후 활약에는 아쉬움이 남았고 결국 2020년 12월 트레이드로 샌디에이고에 새 둥지를 틀었다. 첫 시즌에는 8승11패, 평균자책점 4.22에 그쳤으나 지난 시즌 부활했다. 시즌 16승8패, 평균자책점 3.10으로 전성기급 경기력을 선보였다. 2년 차였던 2013년 이후 9년 만에 190이닝까지 돌파(194⅔이닝)하며 나이가 무색한 건재함을 과시했다. 구단이 올해 2월 다르빗슈와 6년 1억800만달러의 대형 계약을 체결한 이유였다.
새 출발선에 섰지만 올해는 만족스럽지 않다. 24경기에서 8승10패, 평균자책점 4.56으로 지난해 위용을 잃었다. 이번 달에 특히 부진이 깊어졌다. 5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4.66이다. 2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5이닝 4실점, 26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4이닝 5실점으로 연달아 크게 무너지기도 했다. 그 부진의 끝에 결국 부상까지 찾아오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펼쳐졌다.
팀의 근심도 깊어진다. 29일 현재 62승70패에 그치는 샌디에이고는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4위다. 1위 다저스, 2위 애리조나와는 무려 7.5경기, 3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도 6경기나 벌어졌다. 가을야구를 위해 현실적으로 노려야 할 NL 와일드카드 순위에서도 7위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3위에 위치한 시카고 컵스와의 차이도 7.5경기다.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하성의 2년 연속 가을야구 꿈이 희미해져 간다. 김하성과 샌디에이고는 지난 시즌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시작으로 디비전 시리즈, 챔피언십 시리즈까지 오르는 드라마를 썼다. 하지만 올해는 쉽지 않다. 다르빗슈는 물론 이달 초 ‘에이스’ 투수 조 머스그로브도 어깨 부상으로 없다. 극적인 막판 반전을 노리는 샌디에이고가 서서히 동력을 잃고 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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