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대놓고 때린 것인데….”
우완 투수 양창섭(24·삼성)이 빈볼 논란에 휩싸였다. 오재원 SPOTV 해설위원의 발언이 도화선이 된 모습이다. 지난 24일 인천 SSG전이었다. 7-13으로 끌려가고 있던 7회 말. 1사 1,3루 상황서 최정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다. 초구 파울이 된 뒤 2구, 3구째 공이 연달아 최정의 몸 쪽 가까이 붙었다. 이후 4구째 직구가 다시 몸 쪽으로 향했고 결국 최정의 유니폼을 스쳤다. 양창섭은 모자를 벗어 사과했다. 삼성 측은 이후 고의가 아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당 장면은 별 이상 없이 마무리됐다. 당사자인 최정은 물론 SSG 측도 별다른 제스처를 취하지 않았다. 논란의 불을 지핀 것은 오재원 해설위원의 말이다. “이건 대놓고 때린 건데”라며 빈볼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오재원 해설위원은 “이런 상황을 가장 싫어한다. 지고 있는 상황에”라며 “사과할 필요도 없다. 던지자마자 이전부터 이상해서 제가 좋게 넘어가려고 했는데 이건 대놓고 때린 거다. 최정 선수가 모를 리가 없다”고 다소 강하게 언급했다.
논란 자체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온라인상에서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양창섭이 경기 후 자신의 SNS에 탈무드의 말을 언급 “물고기는 언제나 입으로 낚인다. 인간도 역시 입으로 걸린다”는 문구를 남긴 것. 오재원 해설위원의 발언을 겨냥하는 듯한 게시물이었다. 오재원도 가만있지 않았다. 역시 탈무드 구절로 맞섰다. 오재원 해설위원은 자신의 SNS에 “어리석은 사람은 들은 것을 이야기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본 것을 이야기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선수와 해설위원이 대립하는 듯한 기류에 시선이 쏠렸다. 더욱이 오재원 해설위원은 앞서 몇 차례 도마 위에 오른 기억이 있다. 지난달 한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거 출신 박찬호 해설위원을 저격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오재원 해설위원은 “난 코리안특급을 매우 싫어한다”면서 “한 번씩 해설하면서 바보로 만든 선수가 한두 명이 아니다. 그것에 대한 책임을 져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발언했다. 얼마 전엔 NC 입단을 꿈꾸는 한 학생에 대해 “인생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 “두산이나 서울, LG 쪽으로 올라갔으면 하는 말”이라고 한 뒤 사과하기도 했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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