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 김보름(30)과 노선영(34)의 법정 공방이 마침표를 찍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선고 이후 양측이 기한 내 상고하지 않아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서울고법 민사13부(부장판사 문광섭)는 지난달 21일 항소심에서 1심과 동일하게 김보름의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노선영이 김보름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는 1심 판결을 유지한 바 있다.
‘왕따 주행’ 논란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시작됐다. 두 선수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종목에 박지우와 함께 출전했다. 3명이 한 팀으로 나서는 팀 추월은 가장 늦게 결승선을 통과한 주자의 기록으로 겨루는 경기인데, 당시 한국은 노선영이 홀로 뒤로 밀리면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종목의 기본인 팀플레이가 실종된 데 이어, 경기 후 김보름의 인터뷰까지 문제가 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노선영도 추후 인터뷰에서 “김보름이 따로 훈련을 받는 등 특별 대우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갈등이 일파만파로 커졌고 김보름을 향한 비난 여론도 거세졌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 결과, 고의적인 따돌림이 없었고 해당 경기의 주행 또한 정상적이었다고 판단이 내려지면서 여론이 뒤집혔다.
이어 김보름이 2010년부터 올림픽이 열린 2018년까지 노선영으로부터 훈련 방해 및 폭언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입장이 정반대가 됐다. 김보름은 비난 여론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까지 호소했고, 2020년 11월 2억원을 요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내면서 법정 공방이 시작됐다.
2022년 2월 1심 재판부는 “노선영이 2017년 11∼12월 후배인 김보름에게 랩타임을 빨리 탄다고 폭언 및 욕설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노선영이 3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양측 모두 항소하면서 진행된 항소심이 진행됐다. 재판부는 “양쪽 다 억울한 것은 있겠지만 완벽하게 잘한 것도 없다는 생각도 든다”며 두 차례에 걸친 강제조정(재판부가 판결하지 않고 당사자간 화해 조건을 정해 분쟁을 해결하는 절차)을 통해 화해를 이끌어내려 했다. 그러나 양측의 이의제기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결국 김보름의 일부 승소 판결이 유지된 채 마침표를 찍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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