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오랜시간 기다렸던 만큼 값지다.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첫 공격포인트를 달성한 황희찬(25·라이프치히)의 이야기다.
황희찬은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2020∼2021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와의 32라운드에 선발 출격해 처음으로 도움을 기록했다. 팀은 2-3으로 패해 우승을 바이에른 뮌헨에 내줬지만 황희찬에게는 충분히 의미 있는 90분이었다.
황희찬의 장점이 모두 발휘된 장면이었다. 팀이 1-2로 지고 있던 후반 31분, 미드필드 부근에서 넘어온 패스를 받기 위해 황희찬은 상대 박스 진영으로 돌진했다. 도르트문트 수비와의 몸싸움이 이어졌다. 황희찬이 승리했다. 경합을 벌인 마츠 훔멜스는 넘어졌다. 훔멜스는 분데스리가는 물론 유럽을 대표하는 수비수지만 ‘황소’라는 별명을 가진 황희찬 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완벽한 찬스를 만든 황희찬은 골키퍼와 단독 찬스를 맞았다. 득점을 노릴 기회였지만 지고 있는 팀 상황을 더 생각했다. 확실하게 득점을 할 수 있는 팀 동료 다니 올모에게 패스를 했고 동점골이 나왔다.
결국 팀은 패했지만 황희찬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황희찬은 이날 많은 것들을 처음 경험했다. 먼저 리그 첫 공격포인트을 올렸다. DFB-포칼(컵 대회)에서는 득점도 하고 도움도 했으나 리그에서는 단 하나의 공격포인트도 없었다. 풀타임도 처음이다.
황희찬은 갈림길에 서 있다. 잔류냐 이적이냐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 자신을 라이프치히로 영입한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뮌헨으로 이적한다. 2021∼2022시즌에는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잘츠부르크에서 사제의 연을 맺었던 제시 마쉬 감독이 후임으로 온다. 최근 입지가 좋지 않았던 황희찬은 시즌 막바지에 풀타임과 첫 도움을 기록하며 은사를 맞을 준비를 했다.
자신을 원하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구단에 존재감을 뽐낸 시간이기도 했다.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크리스털 팰리스 등이 황희찬을 영입리스트에 올렸다.
라이프치히는 이제 시즌 종료까지 리그 2경기, DFB-포칼 결승 등 총 3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황희찬이 도르트문트전과 같은 활약만 잔여 일정에서 보여준다면 더 가벼운 마음으로 2021∼2022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신화/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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