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벼랑 끝에서도 결국 이겨냈다.
프로여자배구 흥국생명이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13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도드람 2020~2021 V리그’ 원정경기에서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3-25 19-25 25-21 15-25 20-22)로 웃었다. 직전 맞대결에서의 패배를 설욕했을 뿐 아니라 이번 시즌 도로공사전 상대전적에서 3승1패로 앞서 나가게 됐다. 시즌 성적은 13승3패(승점 40),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2위 GS칼텍스(11승6패·승점 31)과의 거리를 넓혔다.
흥국생명은 자타공인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팀이다. 하지만 현 상황은 좋지 않다. 외인 자리가 공석이다. 기존 외인이었던 루시아 프레스코가 지난달 5일 GS칼텍스전에서 어깨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브루나 모라이스를 대체 외인으로 영입했지만 입국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아 격리 생활 중이다. 여러 카드를 놓고 고민하고 있지만 당장 해법을 내놓긴 어렵다. 국내 선수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도로공사 켈시 다니옐 페인(등록명 켈시)의 질주를 막지 못했다. 켈시는 1~2세트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몰아치며 펄펄 날았다. 흥국생명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2세트에만 9개의 범실을 기록하는 등 스스로 무너지는 장면도 종종 눈에 띄었다. 포기하지 않았다. 3세트에서 분위기 반전을 꾀했고, 4세트에 이어 승부를 풀세트까지 끌고 갔다. 계속되는 듀스 압박 속에서도 제 페이스를 잃지 않았고 끝내 승리의 여신을 맞았다. 이날 흥국생명은 팀 리시브 55개를 추가하며 역대통산 1만6500(1만6520개)개 고지를 밟았다. 역대 2호다.
‘쌍포’ 이재영과 김연경의 활약이 눈부셨다. 이재영은 서브에이스 1개를 포함해 팀 내 최다인 41점을 올렸다. 공격점유율 46.5%에 성공률도 43.01%도 높았다. 리시브 효율 역시 67.65%에 달했다. 1세트에선 공격성공률이 27.78%에 그쳤지만 경기를 진행할수록 빠르게 감각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김연경 또한 매서웠다. 27득점을 책임졌다. 블로킹 3개, 서브에이스 2개 등 다양한 공격 루트를 보여줬다. 김미연도 블로킹 1개를 비롯해 12점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한편, 도로공사는 켈시이 개인 한 경기 개인 최다인 49점(종전 39점, 2020년 10월 31일 흥국생명전)을 기록하며 고군분투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이날 도로공사에선 켈시 외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이가 없었다. 박정아와 배유나는 나란히 9득점에 머물렀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KOVO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