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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의 2년 연속 ‘골든보이 후보’, 기쁘면서도 씁쓸한 이유

입력 : 2020-06-16 20:41:00 수정 : 2020-06-17 10: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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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미소가 지어지면서도 어딘가 씁쓸함이 남는다. 2년 연속으로 골든보이 어워즈 후보에 오르고도 출전을 고민해야 하는 이강인(19·발렌시아) 이야기다.

 

 이강인은 세계가 주목하는 유망주다. 스페인 명가 발렌시아의 각종 기록을 새로이 했다. 지난해 9월 헤타페와의 리그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 발렌시아 소속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최초로 골을 넣은 아시아 선수가 됐다. 동시에 한국시각 기준으로 18세219일 자에 골을 넣어 최연소 외국인 득점자 기록도 갈아치웠다.

 

 태극마크를 달고도 고공행진이었다.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대회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수상했다. 우승팀이 아닌 준우승팀 선수임에도 골든볼을 받아 상의 가치는 배가 됐다. 연령별 대표로 두각을 나타내자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성인 대표팀에도 부름을 받아 맹활약하며 자신의 이름을 세계에 떨쳤다.

 

 또 이탈리아 매체 ‘투토 스포르트’가 주최한 기자단 투표를 통해 그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21세 이하 유망주에게 수여하는 상인 골든보이 어워즈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강인은 지난해 최종 후보 20인에 오르며 특급 유망주임을 증명했다. 비록 최종 수상까진 이어지진 않았으나 축구 변방으로 취급받는 아시아 선수가 유럽 현지 언론으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

 

 이런 기대와 활약상이 소속팀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현재는 출전을 걱정해야 하는 위기다. 4-4-2 포메이션을 주로 쓰는 발렌시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나 섀도 스트라이커로 뛰는 이강인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사령탑이 바뀌어도, 시즌이 새로 시작돼도 입지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2019∼2020시즌 총 18경기 출장이 전부다. 출전 시간도 546분. 약 30분씩밖에 경기를 소화하고 있지 못하다. 제아무리 잠재력이 뛰어나도 출전을 통해 성장하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최근 이적설에 휩싸이는 이유다.

 

 공교롭게도 이적 건마저 선수와 구단 간의 견해차가 크다. 선수로서는 확실한 주전으로 뛰기 위해서는 입지를 단단히 할 수 있는 완전 이적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임대로 팀을 옮겨서도 주전으로 뛸 수 있지만 임대 신분이라는 꼬리표가 따를 수밖에 없다. 반면 이강인의 잠재력을 누구보다 잘 아는 발렌시아는 재계약 후 임대 이적을 추진하고 있다. 이강인의 장밋빛 미래가 기대되는 만큼 유스 시절부터 그를 키운 발렌시아는 팔 때 팔더라도 비싸게 매각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렇듯 양측이 원하는 바가 다르다.

 

 이런 분위기에서 이강인은 또 한 번 ‘투토 스포르트’의 주목을 받았다. 16일(이하 한국시간) 올해도 골든보이 어워즈 후보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 많은 출전을 하지 못했음에도 여전히 유망주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엘링 홀란드, 비니시우스, 안수 파티 등 함께 이름을 오른 선수들을 보면 씁쓸함이 남는다. 이들은 모두 현 소속팀에서 주전급으로 활용되고 있다. 못해도 로테이션 자원으로 소속팀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두각을 나타내는 이들이 즐비해 있다. 이강인과 한일 경쟁 구도를 그리고 있는 쿠보 타케후사 역시 그렇다. 그에 비해 이강인은 소속팀 내 입지를 걱정하며 이적을 꾀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스포츠월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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