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청담동 최원영 기자] “선수들을 위해서라면.”
조광복 부회장은 약 25년째 한국대학배구연맹에 몸담고 있다. 총무이사직을 역임했고 연맹 전반에 걸친 살림살이를 담당했다. 리그와 1,2차 대회 운영은 물론 타이틀 스폰서 유치, 방송사와의 중계권 계약 등 그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오랜 기간 대학배구와 발맞춰 걸어온 만큼 애정도 남다르다. 선수들을 향한 마음은 더욱 애틋하다.
조 부회장이 최근 가장 관심을 쏟는 일은 선수들의 진로를 다양화하는 것이다. 프로팀에 지명받지 못했거나 입단 가능성이 낮은 이들에게 여러 직업군을 제시해 선택의 폭을 넓혀주려 한다. 과거에는 실업팀 입단, 아마추어팀 지도자 등 길이 한정적이었다. 요즘엔 전력분석관, 심판 등 새로운 방향이 트였다. 연맹 차원에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과정을 도왔다.
조 부회장은 “모든 아마추어 선수가 프로 무대에 설 수 있는 건 아니다. 배구라는 범주 내에서 차선책이 더 많아져야 한다”며 “선수 출신의 이점을 활용해 기량을 펼칠 기회를 만들어주고자 했다”고 전했다. 연맹은 각 팀에서 희망 선수를 선발해 전력분석 교육을 진행하고 실전에 투입해 트레이닝시켰다. 매년 연초 한국프로배구연맹(KOVO)에서 개최하는 심판 강습회에도 희망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놨다. 여기에 전문 어학 교육 등을 추가로 검토 중이다.
여자대학부를 확대한 것도 같은 이치다. 여대부는 고교 졸업 후 프로 및 실업팀에 자리가 없는 선수들의 마지막 장이다. 팀이 늘어나 단국대, 목포과학대, 서울여대, 우석대, 호남대까지 다섯 개 팀이 출격 준비 중이다. 조 부회장은 이곳에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해 다시 프로의 문을 두드리는 선수가 나오길 소망한다.
개인적인 노력도 있다. 매년 장학금을 기탁한다. 고등학생 2명, 대학생 1명을 선발해 월별로 일정 금액을 지원한다. 조 부회장은 “이 선수들이 나중에 프로에 진출하면 다시 후배들을 위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겠나. 아름다운 선순환이 생겼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돌이켜보니 배구와 함께한 순간이 가장 행복했다. 앞으로도 오래도록 배구라는 울타리 안에서 따듯한 정을 나누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청담동 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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