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이슈] ‘사풀인풀’, 실망만 안긴 용두사미 엔딩

입력 : 2020-03-23 11:30:57 수정 : 2020-03-23 13:45:15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어쨌든 해피엔딩이다. 그러나 시청자는 ‘해피’하지 못했다. KBS2 주말극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이 차마 제목에 닿지 못한 채 종영을 맞았다.

 

 지난 22일 종영한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이하 ‘사풀인풀’)에서 홍유라(나영희)는 뺑소니 사건의 진실을 밝히며 사죄했다. 구준휘(김재영)는 김청아(설인아)와 사랑의 결실을 맺었고, 도진우(오민석)는 김설아(조윤희)와 재결합했다. 지독한 시월드의 중심에 섰던 홍화영(박해미)는 아들이 차린 밥상 앞에 못 이긴 척 앉게 됐다. 김청아는 하늘을 바라보며 구준겸(진호은)에게 “나 네 덕분에 너무너무 행복해”라고 말했다. 모든 사건과 관계의 시작이 된 두 사람의 만남을 시작으로 100회 대장정이 막을 내렸다. 

 

 지난해 9월 첫 방송 된 ‘사풀인풀’은 뭔가 되기 위해 애썼으나 되지 못한 보통사람들의 인생재활극. 울퉁불퉁 보잘것없는 내 인생을 다시 사랑하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가는 ‘소확행’을 기획의도로 내세웠다. 그러나 실상은 그와 달랐다. ‘동반 자살’이라는 무거운 소재로 출발해 불륜, 고부갈등, 학교 폭력 등 사회 암적인 존재를 모두 소재로 삼았다. 

 

 ‘시청률 보증수표’라 불리는 KBS 주말극이다. 하지만 ‘사풀인풀’은 이 수식어마저 무색하게 만들었다. 1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해 20%대의 시청률 안착에는 성공했지만 80회 만에 30%의 고지를 찍었고, 92회 32.3%의 시청률이 최고 기록으로 남았다. 마지막 회 시청률은 32.0%. 이는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였던 전작들에 비해 초라한 성적이다. 

 출발에 앞서 ‘사풀인풀’ 측이 공개한 포스터는 화목하고 싱그럽다. 특히 구준휘, 김청아, 김설아, 문태랑(윤박)까지 주연 4인의 포스터로 ‘소확행’을 좇는 전개를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중반 이후 문태랑과 김설아의 이야기보단 불륜 후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됐다 깨어난 도진우의 사랑이 주축이 됐다. 초반 일도 연애에도 당당했던 김설아는 사라졌고, 두 남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만이 그려졌다. 마지막까지 문태랑은 조연으로 남았다. 김설아에게 “네 사랑은 도진우였다, 앞으로 그 사람하고 친구가 돼보려 한다”는 애매한 말로 지난 사랑을 마무리했다.

 홍화영의 악행과 더불어 김청아의 학창시절을 망가트렸던 문해랑(조우리)의 뻔뻔함도 도를 지나쳤다. 불륜을 저지르고도, 학교 폭력 가해자임에도 당당했다. 가해자의 오빠가 피해자의 언니를 사랑하는 황당한 관계의 연속이었다. 말 그대로 얽히고설킨 관계의 끝판왕이었다. 복잡한 관계의 마무리는 초라했다. 평생 반성하지 않을 것만 같던 문해랑은 종영을 앞두고서야 갑자기 자신의 과거를 돌아봤다. 하지만 불륜에 대한 반성은 없었다. 불륜을 저질렀던 도진우는 오히려 김설아와 꿀 떨어지는 결혼 생활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처럼 ‘사풀인풀’의 꼬이고 꼬인 관계는 후반부에 급진전으로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시청자는 도무지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전개만 펼쳐졌다. 소확행은 어디에도 없었다. 어두운 분위기와 소재로 출발해 재미도 감동도 남기지 못한 채 맞이한 용두사미식 엔딩이었다.  

 

 jgy9322@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