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류현진이 그랬듯, 스트레일리도!’
에이스의 기본 역할은 많은 경기에 나가 승리를 쌓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나아가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역시 중요한 대목이다. ‘괴물’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대표적이다. 성실한 태도로 귀감이 되는 것은 기본, 일찌감치 젊은 투수들의 ‘선생님’으로 자리매김했다. 자신만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알려주고 있는 것. 류현진은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하려 한다. 함께 나눌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거인군단의 새로운 에이스를 꿈꾸는 댄 스트레일리(32·롯데)도 마찬가지.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그간 보고 배웠던 많은 것들을 동료들과 공유하고 있다. 공을 쥐는 방법부터 던지는 동작, 느낌 등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 세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고. 특히 미국의 야구 아카데미인 드라이브라인에서 배운 부상방지 훈련법은 베테랑 선수들에게도 큰 관심사다. 무릎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스트레일리기에 그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선수들에게 더욱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감독 및 코칭스태프의 얼굴에도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고 있다.
마운드 위에서의 위력은 두말할 것이 없다. 스트레일리는 메이저리그 통산 44승을 거둔 ‘특급 자원’이다. 최고 151㎞에 달하는 강속구와 130㎞ 중반의 슬라이더가 인상적이라는 평가. 이미 스프링캠프 라이브피칭에서부터 묵직한 공으로 시선을 압도하고 있다.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나종덕은 “변화구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볼 끝이 좋았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스트레일리는 “보완해야 할 점은 있지만, 스트라이크를 많이 잡아냈다는 부분이 긍정적이다. 실전이든 연습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스트라이크를 최대한 많이 잡는 것 아닌가”라고 전했다.
에이스는 팀을 성장하게 한다. 지난 시즌 롯데 마운드는 힘없이 휘청거렸다. 팀 평균자책점 4.83으로 최하위였다. 1선발 브룩스 레일리가 분전했지만, 분위기 반전까진 이뤄내지 못했다. 설상가상 포수들도 자신감을 잃고 헤매면서 악순환이 반복됐던 것이 사실. 스트레일리의 활약에 많은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스트레일리가 팀을 높은 곳으로 이끌 수 있을까. 아직 뚜껑은 열리지 않았지만, 예감은 좋다. 기분 좋은 변화가 롯데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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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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