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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싸운 남자배구, “해보자”는 한 마디의 울림

입력 : 2020-01-07 17:37:31 수정 : 2020-01-07 18: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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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간절하고 절박했다. “해보자”는 외침은 큰 울림을 줬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남자배구 대표팀이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 첫발을 내디뎠다. 아시아 최강이라 불리는 이란, 홈팀 중국, 대만, 카자흐스탄이 A조에 속한 가운데 한국은 예선 B조에서 호주, 인도, 카타르와 격돌하게 됐다. 조 2위 안에 들어야 준결승 진출이 가능하고, 우승을 거머쥐어야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얻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남자 대표팀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했지만 임도헌호는 똘똘 뭉쳐 대회를 준비했다.

 

그중에서도 호주전은 가장 신경 써서 대비했다. 첫 상대라 대회의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느냐가 달린 경기였다. 임도헌 감독은 “호주전에서 잘해 좋은 리듬을 타야 4강, 결승까지 노릴 수 있다. 단기전은 분위기와 흐름이 정말 크게 작용한다. 나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중요한 경기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의 강점은 높이와 파워다. 한국은 상대의 조직력을 무너트리고 장점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서브 작전을 들고 나왔다. 날카로운 서브로 리시브 라인을 흔들어 이단 공격에 의존하게 만드는 것이다. 공격 타점이 비교적 낮아진 틈을 타 수비와 블로킹으로 막아내고, 반격의 기회도 만들겠다는 계산이었다.

 

대표팀은 7일 중국 장먼에서 호주와 맞붙었다. 세트스코어 2-3(25-23 23-25 24-26 25-20 17-19)으로 석패했다.

 

경기 초반 준비한 작전을 차분히 수행했다. 세터 한선수(대한항공)가 공격수들을 조율했다. 라이트 박철우(삼성화재)와 레프트 전광인(현대캐피탈), 정지석(대한항공)이 삼각편대로 나섰다. 주장이자 센터 신영석, 최민호(이상 현대캐피탈)가 중앙을 지켰다. 리베로 정민수(KB손해보험)가 뒤를 받쳤다. 레프트 나경복(우리카드)이 교체 투입돼 조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팽팽하던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띈 장면은 3세트였다. 한국은 세트 후반 12-21로 9점 차까지 뒤처졌다. 작전타임 때 모인 선수들은 고개를 숙이는 대신 “할 수 있어”, “해보자”라고 외쳤다. 포기하지 않고 한 점씩 따라붙었고 기어이 승부를 듀스로 연장했다. 아쉽게 24-26으로 세트를 내줬지만 흐름을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4세트 연이은 상대 범실을 유도해 큰 점수 차로 호주를 따돌렸다.

 

마지막 5세트에도 8-11로 끌려갔지만 금세 점수의 균형을 맞췄다. 공격과 서브, 블로킹으로 다양하게 득점을 만들었다. 네 번의 듀스 접전 끝에 상대의 벽에 부딪혀 1패를 떠안았다. 결과는 패배였지만 과정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의지는 빛났다. 장장 세 시간에 걸친 혈투였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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