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김대한 기자] “이제 행복해져도 될까요.”
31일 오후 11시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MC몽의 연말콘서트인 ‘몽스터 주식회사 - 제1회 주주총회 뒤풀이 : 저세상텐션 - 서울’이 열렸다. 이날 공연은 오후 11시부터 오전 5시 30분까지 총 6시간 30분 동안 진행되는 ‘올나잇 콘서트’로 콘서트 중간 새해 카운트 다운을 할 수 있었다. 주최 측에 따르면 3000석을 메웠다.
공연에 앞서 화정체육관 입구에선 사진 행렬이 이어졌다. MC몽의 모습이 담긴 포토존에서 팬들은 개성 넘치는 복장으로 콘서트 분위기를 달궜다. 이번 콘서트의 드레스 코드는 화이트. 크게 신경 쓴 관객은 없었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얀색으로 동물 분장을 한 관객 등 열혈 팬을 간간히 찾을 수 있었다. MC몽은 콘서트 도중 경품 증정식에서 동물 분장을 한 팬을 보며 “내가 뭐라고...”라며 감격했고, 5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선물로 증정하기도 했다.
이날 MC몽은 추억의 명곡 ‘죽을 만큼 아파서(feat. 멜로우)’을 소환하며 콘서트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에도 ‘너에게로 쓰는 편지(Feat 린)’, ‘I Love U, Oh Thank U(아이 러브 유, 오 땡큐)’등 수 년전의 곡들을 열창하며 관객들에게 ‘싸이월드 감성’을 선사했다.
MC몽은 오프닝에서 “TV에서 볼 수 없는 연예인.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민간인 MC몽입니다. 다시는 이렇게 큰 데에서 공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 데 감격스럽다”고 울먹였다. 이 모습을 지켜본 한 남자팬은 “형 사랑해”를 연신 외치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오늘 만큼은 사건 사고 없었던 MC몽으로 돌아가겠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다 끄집어서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고 선포했다.
이번 콘서트는 ‘추억여행’ 뿐만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논란들에 대해 메세지를 전한 MC몽의 다짐도 주목을 끌었다. 그는 무한한 압박감을 해소하듯 노래가 끝날 때마다 연이은 감상을 소회하는가 하면 관객들과 함께 새해 카운트 다운을 외치다 멍하니 전광판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MC몽은 2010년 고의 발치를 통해 병역을 면제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그는 2012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한동안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2014년 정규 6집으로 컴백했으나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다. 법적으로 다시 입대할 수 없다는 판단에도 여전히 냉담한 여론 탓에 간간히 음반으로만 소식을 전했다.
콘서트 속 MC몽의 모습은 이런 여론을 온전히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담담한 말투와 대비되게 한 껏 움츠린 모습으로 자신의 논란들을 천천히 설명했다. 전광판에 비친 그의 모습은 노래할 때 에너지와 여실히 대비됐다. 그는 “몇 년을 숨고 살다가 확신이 생겼다. 뉴스에 나올 때도 나만 숨으면 되는 데 우리 엄마까지 숨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정말 강해지고, 행복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줄곧 음악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각자 먹고 살기 힘들고 각자의 지옥에서 살고 있다는 걸 알게됐다. 나는 그래서 이제 행복해질 거다 날 위해 응원해주는 분은 어딘가 있고 그 분들을 위해 음악하겠다”고 강조했다. MC몽은 약속을 지키듯 새벽까지 지치지 않은 모습으로 열창했다. 새벽까지 계속되는 강행군에도 MC몽은 흔들림 없는 라이브로 새해의 밤 하늘을 수 놓았다. 이런 MC몽의 열정은 지쳐가는 관객들에게 에너지를 전달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게스트 린, 효린, 빌스택스는 “MC몽이 행복해지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밀리언마켓 식구들(쿠기, 페노메코 등) 역시 자신의 무대처럼 MC몽 콘서트를 꾸며 더 풍성한 새해 콘서트 무대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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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밀리언마켓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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