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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부산]정찬성에겐 ‘좀비 모드’도 필요하지 않았다

입력 : 2019-12-21 22:04:44 수정 : 2019-12-22 00: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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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프랭키 에드가(미국)가 이렇게까지 밀린 적이 있었을까.

 

정찬성(32·코리안좀비MMA)은 2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UFC Fight Night 부산(이하 UFC 부산)’ 메인 이벤트 에드가와 페더급 경기에서 1라운드 3분18초 만에 펀치 TKO로 승리했다. 지난 6월 헤나토 모이카노와 맞대결에서 승리한 이후 2연승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정찬성의 페이스였다. 에드가는 강한 체력을 활용해 옥타곤을 폭넓게 쓰려 했다. 정찬성이 체력을 소모하도록 만든 뒤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이었다. 그런데 정찬성이 당하지 않았다. 정찬성은 천천히 그리고 서서히 에드가를 조준했고 먼 거리에서 무리하지 않았다.

 

에드가가 근거리에 접근했을 때만 정찬성의 주먹이 날아갔다. 정찬성은 어퍼컷을 꽂은 뒤 스트레이트를 추가로 구사하며 에드가를 무너뜨렸다. 에드가는 코너에 몰린 채 가드하기에 급급했는데 정찬성의 날카로운 펀치가 계속해서 얼굴과 몸통을 강타했다. 특장점인 체력도 소용없었다. 힘없이 가드가 열리자 정찬성이 오른손 훅으로 에드가를 그라운드에 눕도록 만들었다.

 

정찬성은 격투기 판에서 ‘코리안 좀비’라 불린다. 데뷔 때부터 상대의 펀치와 킥을 무수히 맞고도 끝까지 전진하는 모습에서 붙은 별칭이다. 좀비처럼 앞만 보고 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작 에드가와 맞대결에선 ‘좀비 모드’를 발휘할 필요도 없었다. 맹수처럼 사나우면서도 냉정한 마인드 컨트롤로 정교함을 입혔고 부산에서 승리를 챙겼다.

 

정찬성은 UFC 데뷔전부터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3연승으로 이름을 알렸고 2013년 8월에는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조제 알도와 타이틀전을 치렀다. 패배는 아쉬웠지만 도전만으로도 큰 의미를 둘 수 있었다. 이후 군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3년 6개월 동안 사회복무요원으로서 3년 6개월을 나라에 헌신했고 2017년 2월 옥타곤 복귀를 신고했다.

 

젊은 나이 때만큼의 왕성한 활동량은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없다. 운동을 많이 한다고 해서 신체적인 능력이 젊은 시절로 돌아갈 수도 없다. 다만 옥타곤 위에서의 정찬성은 예전 모습을 조금씩 찾아나갔다. 복귀전에서 승리를 신고한 뒤 지난해 11월 야이르 로드리게스에게 종료 1초를 남기고 KO패했다. 타이틀 쟁탈전이 불가능할 것이란 우려도 이번 에드가전을 발판으로 기대로 바뀌었다. 좀비가 돌아왔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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