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이 주장의 품격을 제대로 뽐냈다. 헌신적인 플레이로 공격포인트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의 코페트다그 스타디움에서 치른 투르크메니스탄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1차전에서 2-0 완승을 했다. 이로써 10회 연속 본선행을 노리는 한국 축구는 가벼운 첫발을 내디뎠다.
대승까진 아니었어도 완승으로 기분 좋게 1차전을 마무리했다. 전반 12분 나상호가 A매치 데뷔골이자 이날 경기 선제 득점을 한 뒤, 후반 36분 정우영이 환상적인 오른발 프리킥으로 쐐기를 박았다.
이날 경기에 뛴 모든 선수가 훌륭했지만, ‘주장’ 손흥민의 활약에 이목이 쏠린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맹활약하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자칫 대표팀 선수들이 소속팀 선수들보다 기량이 떨어진다며 낙담할 수도 있었으나, 주장으로서 솔선수범하며 팀을 하나로 이끄는 데 이바지했다.
이날 경기 전부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손흥민. 지난 5일 조지아와의 친선경기에서 2-2 진땀 무승부 이후 “솔직히 우리가 약하다고 생각할 상대는 없다. 우리가 약체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라며 “전술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력이 가장 큰 요인이다.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건 창피한 일이다. 이런 마음가짐으론 월드컵 본선에 나가기 어렵다”며 다소 안일한 태도를 보인 대표팀에 직언을 날렸다.
단순히 말만 한 것이 아니다. 경기장에서 몸소 실천했다. 이날 측면 날개 혹은 황의조와 함께 투톱을 이뤄 공격의 활로를 트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비록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으나, 단순히 기록지에 나타나는 활약, 그 이상의 움직임을 보였다.
가장 좋은 예가 후반 27분경에 나온 장면이었다. 선발로 나선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낄 시기지만, 손흥민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더 힘을 냈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음에도, 동료의 실수로 상대에게 득점 기회를 내줄 뻔 하자 그 누구보다 빨리 수비 커버로 위기를 넘겼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3선 아래 지역까지 수비 가담을 선보이며 팀의 무실점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 주장의 투지에 다른 선수들도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비록 골이나 도움 등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으나 손흥민이 보인 헌신적인 활약상은 박수받아 마땅했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대한축구협회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