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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포커스] 완벽했던 롯데의 ‘다익손 살리기’, 진심이 통했다

입력 : 2019-08-01 21:45:18 수정 : 2019-08-01 21: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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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대구 이혜진 기자] “시도해보지 않으면, 결과도 모른다.”

 

롯데가 파격 전술을 들고 나왔다. 1일 대구 삼성전 선발로 박시영을 내세운 것. 로테이션 상으로는 브록 다익손이 등판할 차례였다. 더욱이 박시영은 이틀 전 경기에도 나선 상황. 일종의 오프너 전략이었다. 판은 완벽히 깔렸다. 박시영은 2이닝 무실점으로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고 내려갔고, 타선 역시 초반부터 무섭게 터지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그리고 마운드를 이어받은 다익손은 7이닝 4피안타(2홈런) 1볼넷 5탈삼진 4실점(4자책)으로 승리투수(9-4)가 됐다.

 

다익손을 살리기 위한 묘책이었다. 자신에게 드리워진 물음표를 지우지 못한 다익손이다. 지난 6월 SK에서 롯데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뒤 7경기에서 승리 없이 4패(평균자책점 4.35)에 그쳤다. 무엇보다 ‘이닝 소화’ 능력에서 분명한 약점을 보였다. 한 경기 평균 투구 이닝이 5⅓이닝에 불과했다. 확실한 결정구가 없다 보니 자꾸만 투구 수가 늘어났고(이닝 당 평균 투구 수 16.7개), 그러다보니 5회쯤 되면 급격하게 구위가 떨어졌다(한 경기 평균 투구 수 92.3개).

 

첫 걸음은 ‘승리’를 안겨주는 것이었다. “다익손에 대해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고 운을 뗀 공필성 감독대행은 “투구의 한계가 드러나 있지 않은가.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일까 생각했고, 논의 끝에 조금 더 승리투수가 용이한 상황을 만들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험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변화가 필요했고, 과감히 밀어붙여 보기로 했다. 공필성 감독대행은 “처음이라는 것 자체가 거부감이 들기 마련”이라면서 “시도해보지 않으면, 결과도 모르는 것 아닌가. 모든 팀이 일괄적으로 운영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신뢰’를 바탕으로 한 선택이었다. 아무리 좋은 전략이라 할지라도, 선수가 받아들이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다익손은 물론 박시영에게도 충분한 설명과 함께 동의를 구했다. 다익손의 경우 굉장히 고마워했다는 후문이다. 성공여부를 떠나, 이번 전략은 벤치가 선수단에게 전하는 하나의 큰 메시지와도 같다. 수장 및 코칭스태프들이 선수단 개개인을 위해 그리고 팀의 발전을 위해 얼마나 고심하고 노력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드러나는 예이기 때문이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롯데의 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경기 후 다익손은 “3회에 나간다는 것이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할 일은 공을 던지는 것이다. 팀 코칭스태프를 믿고 던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박시영이 2이닝을 잘 막아줬고 타자들이 많은 점수를 내 주었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 팀이 이렇게 하나로 뭉쳐 좋은 무대를 차려준 것에 감사하고 영광스러웠다. 내 손으로 꼭 팀의 승리를 확정짓고 싶어 끝까지 던졌다. 오늘을 계기로 앞으로도 많은 승리를 따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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