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월급 10만 달러, 2년 재계약.’
‘베트남 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축구협회(VFF)와 동행을 계속하려 한다. 박 감독의 재계약 건이 최근 베트남 축구계의 화두다.
박 감독은 지난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며 4강 신화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이후 경남FC, 전남 드래곤즈, 상주 상무, 창원시청 등을 이끌며 지도자 생활을 했다. 하지만 젊은 지도자들이 치고 올라오는 사이, 박 감독에게는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결국 그는 살길을 찾아 지난 2017년 베트남을 향했고, 이는 소위 대박을 쳤다.
박 감독의 지도 아래 베트남이 축구 변방에서 복병으로 성장했다. 아시아축구연맹(이하 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 2019 AFC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 8강 등 주요 대회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뽐냈다. 최근에는 2019 킹스컵 준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이를 두고 베트남에서는 ‘항서 매직’으로 박 감독을 치켜세웠고, 국내 축구 팬들은 쌀딩크(베트남 주산물인 쌀+히딩크)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상승세는 자연스레 재계약 가능성으로 이어졌다. 박 감독과 VFF의 계약 기간은 2020년 1월부로 만료되기 때문이다. 현지에서는 ‘항서 매직’ 신화가 계속되길 바라는 모양새다. 관건은 급여다. 현재 세후 2만 달러(약 2327만원)를 받고 있는데, 5배가량 상승한 10만 달러(약 1억 1635만원) 수준이 거론되고 있다. 계약 기간은 2년 연장이다.
이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급여가 너무 많다는 쪽과 그간의 업적을 생각하면 충분하다는 주장으로 나뉘었다. ‘VN익스프레스’등 베트남 복수 매체는 최근 “VFF가 많은 지원을 받아 금전적인 문제는 없으나 10만 달러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며 “합리적인 수준의 재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연 박 감독과 VFF는 이른 시일 내에 합의점을 찾고 오는 9월에 있을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을까.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