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대표팀은 언제나 영광스러운 자리이다.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합류한다.”
손흥민(27·토트넘)의 대답은 항상 같다. 대표팀의 부름을 받는다는 것 자체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동기부여를 찾아낸다. 능력도 능력이지만, 대체불가 에이스로 불리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최고의 자리에 있지만, 겸손함을 잃지 않는다.
냉정하게 말해 다쳤다고 꾀병을 앓아도 된다.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시점에서는 지금 당장 병원으로 달려 진단을 받아도 족히 2~3주 진단을 받는다. 실제로 약 2주의 A매치 기간에 맞춰 부상을 발표했다가, 리그를 재개하는 시점에 정확하게 맞춰 복귀하는 선수도 부지기수이다.
그런데 손흥민은 그런 법이 없다. 손흥민이 대표팀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은 이후 부상으로 빠진 경우는 없다. 자기 관리에 그만큼 뛰어나다는 점도 있지만, 대표팀 합류에 대한 웬만한 의지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토트넘 팬 입장에서는 답답하다. 현재 중요한 순위 경쟁을 펼쳐야 하는 시점에서 또 장거리 비행에 나서야 하는 손흥민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영국 복수 언론은 “손흥민이 또 대표팀에 합류한다”면서 “팬들은 ‘손흥민이 기계인가’라며 탄식했다”고 전했다. 실제 손흥민은 최근 1년 동안 월드컵, 아시안게임, 아시안컵 등 주요 국제 3개 대회에 모두 참가했으며, A매치 차출 역시 단 1차례만 협회-구단과의 협상에 따라 빠졌을 뿐 모두 참여했다. 팀의 핵심이다 보니 파울로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투입하면 거의 풀타임을 뛰게 했다.
벤투 감독은 이번 3월 A매치(22일 볼리비아 울산, 26일 콜롬비아 서울)에서도 손흥민을 선발했다. 해야 할 일도 많다. 벤투 감독은 이번 일정을 앞두고 엔트리보다 4명이 많은 무려 27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이 가운데 10대인 이강인(18·발렌시아)를 필두로 김정민(20·FC리퍼링) 이승우(21·헬라스 베로나) 백승호(22·지로나) 이진현(22·포항) 등 신예 선수를 대거 발탁해 세대교체를 시작한다. 최고참 이청용(31·보훔)과 이 강인은 13세 차이가 난다.
공격수 손흥민은 팀 전술에 필수인 자원이고, 주장 손흥민은 팀 조직력을 다지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선수이기도 하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이 세대교체를 이끌어줄 핵심이기 때문에 선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만큼 심리적 부담도 크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대표팀에 대체불가 자원이다. 그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다. 벤투 감독은 과거 포르투갈 대표팀 시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지적을 받았고, 한국 사령탑에 오른 뒤에도 손흥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모습을 보였다. 세대교체를 진행하는 만큼 손흥민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주는 것도 이번 A매치 기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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