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박인철 기자] 이용(32·전북)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용은 올 시즌 전북과 대표팀을 오가며 바쁜 한 해를 만들었다. K리그 최고의 우측 풀백이다. 수비력은 물론 적극적인 오버래핑과 정확한 크로스로 전북의 조기 우승에 일조했다. 30경기를 뛰며 도움도 9개나 올렸다. 웬만한 공격수 이상의 스탯을 쌓은 것이다. 적은 나이가 아님에도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지친 기색 없이 경기에 묵묵히 출전하며 제 몫 이상을 해냈다. 이런 활약에 최강희 전북 감독도 MVP 후보로 이용을 추천했다. 수비수가 MVP를 수상한 것은 1992년 이후 전무하지만 이용이라면 충분히 공격수 이상의 가치가 있음을 최 감독이 어필한 것이다.
이용의 존재감은 대표팀 내서도 굳건하다. 신태용 감독 체제였던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예선 3경기를 모두 주전으로 뛰었고 이는 벤투호 체제에서도 마찬가지다. 벤투호에서 치른 A매치 6경기를 모두 선발로 뛰었다. 경쟁자였던 고요한(서울)은 벤투 감독 부임 이후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고 김문환(부산)은 조커로만 출전 중이다. 이유현(전남)은 아직 벤치에만 머물고 있다. 그만큼 이용에 대한 벤투 감독의 신뢰가 두텁다는 얘기다.
이용의 진가는 20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전반 9분 빠르게 우측을 돌파해 황인범의 쓰루 패스를 받은 뒤 정확한 크로스로 남태희의 발리슛을 이끌어냈다. 크로스가 너무 정확하게 떨어지면서 수비수들도 미처 반응을 하지 못했다. 공격뿐 아니라 본연의 수비 임무도 충실히 해내며 한국의 무실점 대승을 도왔다.
서서히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시점이지만 이용은 대표팀 생활을 즐기고 있다. 스포츠 탈장으로 지난해 거의 경기에 뛰지 못하면서 은퇴 위기에도 몰렸던 그다. 어렵게 그라운드로 돌아온 만큼 모든 걸 쏟아붓고 싶다는 의지가 충만하다. 한때는 리그용이라는 비난도 있었지만 A매치를 거듭하면서 노련미를 발휘하고 있다.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에 있어 우측 풀백 주인은 여전히 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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