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센터서도 원인 못 밝혀
“차량 파손 시위 벌일 것” 분통
[한준호 기자] ‘두 달도 안 된 새 차이지만 기어코 제 손으로 부수고 말 겁니다!’
고질적인 수입차 소비자 무시 행태가 또 다시 벌어지고 있다. 2018년 상반기에 그룹 수장이 직접 내한해 기자회견장에서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까지 한 폭스바겐그룹 차량에서다. 그룹 내 양대 브랜드인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사건으로 판매 금지를 당했다가 2년여만인 올해 상반기에 국내 판매를 재개했다. 어찌 보면 별로 대단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구매자 입장에서는 제대로 설명도 안 해주고 그냥 타고다녀도 문제가 없다는 식의 무책임한 해명을 내놓는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처사에 분통을 터뜨릴 수밖에 없다.
두 달 전 아우디의 승용차 A6 3.5tdi 프리미엄 디젤 차량을 구매한 공연기획사 본부장인 남모 씨는 지금까지도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새 차인데 어느 날 차량을 몰다가 시동이 꺼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차량 앞 계기판 모니터에는 ‘스타트/스톱 시스템 꺼짐 : 수동으로 시동을 거십시오’라는 메시지가 떴다. 유턴할 때를 비롯한 주차 시, 출발 및 도착 시에도 시동 꺼짐이 발생했다. 문제는 서비스 센터나 전시장을 여러 차례 찾아갔지만 전혀 원인을 찾지 못한 것이었다. 남 씨는 “서비스 센터에서 원인은 밝히지 못하면서도 그냥 타고다녀도 될 것 같다고 하는데 이건 무슨 소린가 싶었다”며 “결국 고속도로에서 주행하다 시동 꺼짐으로 인한 사고가 나서 누가 죽거나 다쳐야 움직이겠다는 것과 뭐가 다르겠느냐”고 토로했다. 남 씨에 따르면 딜러나 서비스 센터 엔지니어 모두 “괜찮을 거 같다”거나, “유추해볼 수 있으나 명확한 것이 없다”는 등의 말로 화를 돋웠다고 했다. 그는 “문제해결 의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아우디코리아 측은 “매뉴얼에 보면 주차권을 뽑거나 하는 등 다양한 이유로 저속에서 안전벨트를 풀면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남 씨의 경우는 전혀 해당 사항이 없었다. 현재 남 씨는 이달까지 원인 규명이나 수리 등의 조치가 없으면 공개적인 자리에서 차량을 파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남 씨는 “명확한 원인 규명도 없고 시동 꺼짐 현상이 발생하는 걸 동영상으로 찍어서 보내주겠다고도 해봤다”며 “하지만 모르쇠였고 괜찮을 것만 같7다고 하는데 어떤 사람이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공개적인 자리에서 내가 내 차를 박살내는 한이 있더라도 이 억울함은 풀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폭스바겐의 신형 파사트 차주들도 인터넷 커뮤니티에 핸들 소음에 대한 불안감과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전 모델에는 없던 핸들 소음은 방향지시등을 켜고 돌릴 때 나는 둔탁한 잡음이다. 운전 시마다 이런 소리가 나면 운전자 입장에서는 무엇에 부딪혔을까 깜짝 놀라기 일쑤다. 이로 인해 실제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서비스센터에서는 “본래 소리가 나도록 설계가 된 것 때문이고 정상”이라는 식으로 설명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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