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마치 황소를 연상하게 했다. 황희찬(22·함부르크)의 패기 넘치는 플레이가 파울로 벤투(49·포르투갈)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사로잡았다.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와 격돌했다. 칠레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에 오른 남미의 강호이다. 코파 아메리카 대회에서 2015, 2016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물러서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경기를 지배하는 축구를 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칠레는 경기 초반부터 강한 압박으로 벤투호를 몰아세웠다. 대표팀은 칠레의 압박에 당황해 빌드업을 제대로 밟아가지 못했다. 백패스를 반복했고, 이 과정에서 골키퍼 김진현의 불안한 처리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좌우 사이드 돌파로 경기를 풀어갔다. 손흥민(토트넘)의 존재감도 눈부셨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은 황희찬이었다.
황희찬은 아시안게임에서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의욕만 넘치는 플레이로 팀 흐름을 끊였다. ‘쉿 세리머니’로 논란을 낳았고, 거친 파울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대망의 결승전에서 팀에 금메달을 선사하는 헤딩골로 해피엔딩을 경험했다.
그래서일까. 이번 대표팀에 합류한 황희찬의 의지는 강했다. 대표팀 선수로 책임감을 느꼈다. 또한 벤투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임대 이적으로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 함부르크에 새 둥지를 틀었다. 투혼을 펼쳐야 할 이유가 넘쳤다.
플레이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황희찬은 공격수로는 단신(177㎝)에 속하지만, 유럽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강한 피지컬을 만들었다. 강한 어깨와 낮은 무게 중심으로 장신 수비수 숲속을 헤쳐갔다. 칠레전에서도 그랬다. 빠른 발을 활용해 과감한 드리블 돌파로 측면을 헐었다. 손흥민과 호흡을 맞추며 좌우로 포지션 체인징을 거듭하며 과감한 역습을 진행했다.
전반 막판에는 핸들링 상황에서 재치있는 몸동작으로 수비수를 속인 뒤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하는 장면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지만, 윙어 황희찬으로서 가능성을 남겼다.
황소를 보는듯한 저돌적이고 과감한 돌파를 선보인 황희찬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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