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자카르타(인도네시아)박인철 기자] “내 머릿속에는 아시안게임뿐이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전 중인 축구선수 김문환(23·부산)은 지난 27일 갑작스러운 전화 세례에 깜짝 놀랐다. 지인들이 김문환의 성인(A) 대표팀 승선 소식을 앞다투어 알려줬기 때문이다.
김문환은 한국 축구의 새 선장, 파울로 벤투 감독의 첫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생애 성인 대표팀 첫 부름이다. 현재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김문환은 이 대회를 마치면 파주로 건너가 9월7일 코스타리카전(고양), 11일 칠레전(수원)을 치른다.
승선 자격이 충분한 선수다. 우측 풀백, 윙백, 윙어까지 모두 소화 가능한 김문환은 소속팀 부산을 넘어 김학범호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뛰어난 오버래핑에 활동량까지 좋아 감독들의 신임이 대단하다.
자카르타에서 만난 김문환은 승선 소감을 묻는 질문에, “아침부터 전화가 쏟아졌다. 대표팀 발탁은 아예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라 그저 벙 쪘다. 꿈인가 싶기도 했다”면서 “그래도 저녁에 8강전이 열리는 만큼 경기에 집중하려 애썼다. 지금 대표팀 생각을 하면 내 경기력에 문제가 있을 것 같아서 일부러 더 생각 안 했다. 만약 이 정도로 흔들리면 내가 축구선수가 아니라는 생각까지 했다”고 진지하게 소감을 밝혔다.
설레는 마음도 솔직히 전했다.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국가대표로 뛰는 모습을 상상하지 않나. 나 같은 경우 초등학생 때 세운 목표가 ‘20대 초중반이 되면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는 꿈을 막연히 그리고는 했다. 실제로 기회가 와서 기쁘다.”
김문환은 현대 한국 축구에 귀한 우측 풀백자원이다. 그렇다고 당장 주전 경쟁은 생각하지 않는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당장의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김문환은 “우즈벡전이 정말 힘들었다. 2-1에서 2-3이 됐을 때는 아찔하기도 했다. 그래도 (손)흥민이 형을 비롯한 선수들, 벤치, 코칭스태프까지 모두 한마음이 돼 이겨낼 수 있었다”면서 “딱 하루 휴식 시간이 주어졌는데 기쁜 건 빨리 잊고 베트남전만을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조언은 김문환에 큰 힘이다. 그는 “흥민이 형이 그러더라. 4강에 올라가면 이기든, 지든 어차피 9월1일까지 경기를 해야 하는 운명이라고. 그럴거면 이겨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셨다. 아주 공감한다. 지금처럼 한마음으로 뛰어 우승까지 하고 당당히 벤투호에 들어가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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