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안정과 변화를 동시에 노린다.’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벤투호 1기’가 출항한다. 대한축구협회는 27일 오전 “벤투 감독이 오는 9월 초에 열리는 코스타리카, 칠레전 24인 엔트리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지난 20일 4명의 코치진과 함께 입국한 벤투 감독은 곧바로 K리그 현장을 찾는 등 전방위 행보를 펼치며 자신의 첫 과제인 9월 평가전을 준비했다. 이미 입국 전부터 한국 축구대표팀의 러시아월드컵 예선 및 본선 경기 영상을 살펴보며 적극적인 모습을 나타낸 벤투 감독은 이를 토대로 이번 평가전 명단을 구성했다. 대표팀은 오는 9월7일 코스타리카(고양), 11일 칠레(수원)와 평가전에 나선다.
소집 명단은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했던 선수들을 주축으로 뼈대를 세웠다. 코칭스태프 전체가 바뀐 만큼 큰 변화에 흔들리지 않도록 안정감을 주기 위한 전력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변화를 시도했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서고 있는 축구대표팀 소속 선수도 선발했고, 그동안 대표팀에서 멀어졌던 인물도 눈에 띈다.
자세히 살펴보면, 은퇴를 시사했던 기성용(뉴캐슬)을 중심으로 손흥민(토트넘) 장현수(FC도쿄) 이재성(홀슈타인 킬) 김영권(광저우 헝다) 등 월드컵 핵심 멤버 대부분 이름을 올렸다. 특히 골키퍼의 경우 양한빈(FC서울)의 승선을 기대했으나, 월드컵 멤버 ‘3인방’ 김승규(빗셀고베), 김진현(세레소오사카), 조현우(대구FC)가 그대로 이름을 올렸다. 다만 조현우가 부상을 당하면서 명단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들이 중심을 잡으면서, 새로운 변화도 시도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긴 황인범(아산무궁화)과 김문환(부산아이파크)이 주인공이다. 황인범과 김문환은 성인(A) 대표팀 최초 발탁이다. 감독 선임 기자회견에서 벤투 감독이 “젊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선언했고, 이를 황인범과 김문환을 통해 첫 시도가 이뤄졌다는 평가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얼굴도 있다. 역시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 중인 황의조(감바오사카)는 지난해 10월 모로코전 이후 11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러시아 월드컵에 부상으로 낙마했던 김민재(전북현대)가 합류했고, 남태희(알두하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윤석영(FC서울)도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단다. 다만 K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기존 월드컵 멤버인 고요한(서울)의 제외는 의문이 남는다.
벤투 감독은 이번 명단에서 약 3분의 2를 월드컵 멤버로 채웠다. 첫 만남이 이뤄지는 만큼 안정감 있는 팀 운용을 하겠다는 의지다. 여기에 3분의 1을 새 얼굴과 오랜만에 다시 합류한 멤버로 채우며 급진적인 변화보다는 점진적으로 나아가겠다는 계획이다. 벤투호 1기가 어떤 모습을 나타낼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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