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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장비로 5G 서비스… 까칠한 여론

입력 : 2018-07-16 03:00:00 수정 : 2018-07-15 16:5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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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쓰지 왜 화웨이 제품 쓰나"
세계 첫 상용 앞두고 비난 여론
업계선 "가성비 뛰어나 불가피"
정부, 곧 이통3사와 대책 논의
[한준호 기자] 장밋빛 미래로 예상되던 차세대 5G 이동통신 서비스가 내년 3월 본격 상용화를 앞두고 중국산 장비 도입 문제로 때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세계 최초 5G 서비스를 우리나라에서 시작하는 마당에 정작 기지국에 사용할 통신 장비는 중국산인 화웨이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국내 여론은 결코 화웨이에 호의적이지 않다. 국내에서 실현될 세계 최초 5G 서비스를 중국산 장비로 구현한다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장관이 이번 주 안으로 황창규 KT 회장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최고 경영자들과 만나기로 해 배경을 놓고 궁금증이 일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만남이 5G 상용화와 관련된 정부 입장을 전달하고 세 회사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지만 업계는 화웨이 장비 도입 논란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갑자기 3사의 수장들을 불러들이는 것은 결국, 화웨이 장비 도입 문제 때문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정부도 나서야 할 만큼 중국산 5G 장비 도입에 대한 부정적 국민 여론이 팽배해 있어서다.

그러나 업계 입장에서 보면, 상황은 간단하지 않다. 전 세계 통신 장비 분야에서 화웨이를 선두로 노키아, 에릭슨이 모두 합해 80% 이상을 점유한다. 반면 삼성전자는 한 자리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등에서 화웨이 통신장비의 보안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만나본 이통사 관계자들 모두 입을 모아 “보안에 문제가 있다면 전 세계 점유율이 28%나 되겠냐”며 “이미 중국의 기술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일축했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이들 장비 제조사가 이통 3사의 5G 장비 입찰에 모두 참여하고 있지만 화웨이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이미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달 말 열린 ‘MWC 상하이 2018’에서 5G 장비 도입과 관련 “이변이 없는 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일찌감치 공식화 했다. SK텔레콤과 KT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 화웨이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 3사 모두 전국망을 구축하기 용이한 3.5㎓를 기본망으로 활용할 계획인데 화웨이가 가장 적합한 업체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국내 기업 입장에서 가급적 국내 기업을 쓰고 싶지만 현재 화웨이는 가격도 저렴하고 주파수 대역폭에서 기지국도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 3,5㎓에 특화돼 있어 기술적으로도 뛰어나다”면서 “삼성은 초고주파 대역으로 속도는 빠르지만 도달거리가 짧아 기지국이 많이 필요한 28㎓에 맞춰져 있는데다 3.5㎓도 9월에나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통사 입장에서는 빠듯한 일정”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더구나 처음 선보이는 상품이나 서비스일수록 먼저 치고 나가는 쪽이 유리하다. LG유플러스의 화웨이 장비 도입 공식화가 다른 이통사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만에 하나 서비스 준비를 먼저 끝낸 회사가 지금 대대적으로 5G 마케팅을 벌여나간다면 나머지 이통사들은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다”고 현재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ICT(정보통신기술) 분야 전문가로 통하는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의 최근 국회 발언이 주목을 끌고 있다. 신용현 의원은 “5G 상용화에 있어서 누가 빨리 하느냐보다 국내 연관산업이 얼마나 동반성장할 수 있으며 경쟁력 있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지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도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면 중요한 것을 놓치고 갈 수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국익을 고려하고 상생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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