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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일] 역적에서 ‘킹’으로… 김영권, 마음고생 씻다

입력 : 2018-06-28 01:50:46 수정 : 2018-06-28 0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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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박인철 기자] 이번 월드컵은 김영권(광저우 헝다)의 재발견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7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3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승리의 주역 중 하나, 김영권이었다. 수비에선 강한 밀착마크로 독일 공격진을 괴롭히더니 0-0으로 맞선 후반 막판 코너킥 상황에선 집중력을 보이며 결승골을 작렬했다. 16강을 위해 골이 반드시 필요했던 독일은 이 한 골로 집중력을 상실했고 종료 직전에는 손흥민마저 추가골로 그들을 울렸다.

사실 김영권은 월드컵에 앞서 마음고생이 가장 심한 선수였다. 홍명보의 뒤를 이을 재능 있는 수비수로 주목받았지만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며 큰 대회에서 약하다는 이미지가 심어졌고, 지난해 9월 이란전을 치른 후에는 ‘소통 관련’ 실언을 해 존재하는 모든 욕을 다 들었다. 급격한 여론 악화에 김영권은 움츠러들었고 한동안 대표팀과도 연이 닿지 못했다. 

그러다 기회가 왔다. 김민재(전북)가 부상으로 월드컵 참전이 어려워지면서 김영권에게 재차 기회가 온 것. 김영권은 “죽기 살기로 뛰겠다”는 인터뷰까지 하며 ‘필사즉생’의 각오로 월드컵에 임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인 스웨덴전부터 김영권은 심상치 않았다. 선발 센터백으로 나서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으로 수비 중심을 잡았다. 2차전 멕시코전 역시 마찬가지. 공을 놓쳐도 끝까지 상대를 쫓아 위기를 저지했다. 두 경기 모두 패하긴 했지만 김영권에 대한 반응은 서서히 우호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독일전은 김영권이 ‘킹영권’으로 등극한 결정적 경기였다. 전반 14분 키미히의 슈팅을 몸을 던져 막았고, 후반 8분에도 키미히의 강슛을 몸으로 막았다. 혹여 페널티킥을 내줄까 뒷짐을 지고 몸을 날리는 수비가 인상적이었다. 독일이라는 최강 팀을 상대로 무실점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여기에 골까지 넣었다. 신 감독도 달라진 김영권을 3경기 풀타임으로 기용하며 신용을 드러냈고, 그는 보답했다.

거함 독일을 잡은 후 김영권의 얼굴에는 눈물이 가득했다. 그동안 마음고생을 다 털어내겠다는 듯 그야말로 펑펑 울었다. “그동안 정말 힘들었다. 앞으로도 한국 축구를 위해 희생하겠다”며 울먹이며 소감을 말한 그에게 더 이상 역적이란 오명을 씌우긴 어려울 것 같다.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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