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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위원의 위클리리포트] 또다시 표류하는 KT, 무엇이 문제일까

입력 : 2018-06-19 06:00:00 수정 : 2018-06-18 20: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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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18시즌 정규리그도 절반 가까이 지났다. 구단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벌써 72경기를 소화한 팀도 눈에 띈다. 두산은 안정된 전력으로 독주 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SK와 LG, 한화 등이 펼치는 2위 경쟁은 무척 치열하게 전개 중이다. 올 시즌은 유독 리그 중간 휴식기가 길다. 올스타 브레이크는 물론, 아시안 게임으로 리그가 2주 이상 쉬어간다. 따라서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전까지가 이번 시즌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모든 팀도 비슷한 생각을 지닌 채 시즌을 운용하고 있다.

유례없는 신인급 선수들의 약진으로 신선함까지 장착했던 2018 KBO 리그였는데, 시즌이 절반 정도 지난 지금 아쉬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KT의 최근 행보는 아쉬움을 넘어 우려를 자아낸다.

17일 마산 NC전에서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거두면서 최하위 추락 위기에선 벗어났지만, 어느새 순위는 9위까지 떨어졌다. 10위 NC와의 경기 차는 2경기 반 차. 4월까지만 하더라도 리그 4위에 있었던 것을 고려해 본다면 더욱 아쉬움이 진하다.

시즌 초만 하더라도 KT는 황재균의 영입, 대형신인 강백호의 화려한 출발 등을 통해 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팀이다. 당시 김진욱 감독을 포함한 선수단은 “올해만큼은 초반 반짝 상승세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는데, 6월 중순 현재 KT는 예년과 똑같은 행보다. 초반 반짝 상승세 이후 급격한 하락세, 이후 최하위권 잔류는 일종의 공식처럼 굳어졌다. 팀이 스스로 144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준비가 된 채 시즌을 시작했는지 의문스럽다.

주전 선수로는 한 시즌을 온전히 보낼 수 없다. 부상과 체력 저하가 없을 수 없다. 주전 선수들의 면면이 타 팀에 밀리지 않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결국 백업 선수들의 경쟁력에서 시즌 성적이 좌우된다. 리그의 전체적인 흐름이 그렇다.

대표적으로 두산은 주전급 선수의 부상 및 부진에도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주전과 비주전 간의 기량 차가 크지 않음을 보여줬기에 가능했던 질주다. 상위권에 있는 SK와 한화 역시 백업이 강하긴 마찬가지다.

문제는 KT다. KT는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 이후에 전혀 힘을 못 쓰고 있다. 주전 선수의 부상과 부진을 예상하고 시즌을 준비했는지가 의문이다. KT도 어느덧 1군 진입 4년 차 팀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올해도 비슷한 행보를 반복한다는 점은 준비 부족으로 여겨진다.

백업 선수들이 주전의 공백 사태에도 승부수를 걸 만큼, 자체 기량 점검이 이뤄졌을까. 여름철로 접어든 만큼, 이제는 백업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힘을 내줘야 할 시점인데 KT는 백업 선수들이 만들어내는 동력이 타 팀에 비해 작다. 부진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세밀한 야구도 이뤄지지 않는다. 박빙의 승부에서 한 점을 빼앗고, 지켜내는 야구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일례로 시즌 팀 주루사 비율은 5.6%로 리그 1위. 반면 도루 저지율은 25.8%(리그 10위)에 불과하다. 공수 양면에서 세밀한 야구, 고급스러운 야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음을 대번에 짐작게 한다.

18일에는 분위기 쇄신을 이유로 들어 코치진의 개편까지 단행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현재 KT는 맥을 짚고 하나씩 뜯어 고쳐가며 팀을 만들어 가야 한다. 최소한 납득이 가는 시즌을 보내야 한다. 일종의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데, KT는 매년 기존의 흐름을 잊고 새롭게 시작하는 양상이다.

예를 들어 백업 선수들의 기량이 부족하다면, 타 팀과는 차별화된 독자적인 매뉴얼을 만들어 시즌 중이라도 집중 훈련을 시켜야 맞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말이 있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실패와 실수를 통해 배움을 얻고 같은 누를 반복하지 않는다면 강해질 수 있다. 그러나 KT는 실수만 수차례 반복 중이다.

창단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뒤늦게 타 구단들을 따라잡는 다는 것이 사실 말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팬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한국시리즈 우승’ 등 거창한 목표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KT가 ‘KT 야구는 이런 것이다’라는 색깔을 보여주길 원한다. 현재 KT는 냉정히 말해 뚜렷한 팀컬러가 없다. 이제는 단기 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중기, 장기 계획을 구축하며 일종의 발전 로드맵은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어렵사리 탈꼴찌를 면한 채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법. 여러 해의 시행착오 끝에 KT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이용철 KBS 해설위원 정리=이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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