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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의 끄라시바 월드컵] '축알못' 기자의 예상… 어차피 3패? 2무1패?

입력 : 2018-06-17 13:44:16 수정 : 2018-06-17 13:3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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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니즈니 노브고로드(러시아) 권영준 기자] “어차피 3패 아닙니까.”

“현실적으로 2무1패도 가능합니다.”

“1승2무로 16강에 진출합니다.”

태양이 지지 않는 ‘백야의 땅’ 러시아지만, 결전의 날의 결국 다가왔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른다. 오는 18일 오후 3시(현지시각·한국시각 밤 9시)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스웨덴과의 대회 조별리그 F조 1차전에 나선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스웨덴전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전력 분석도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전술 역시 스웨덴전 공략에 초점을 맞추고 준비했다. 그만큼 스웨덴전은 이번 대회의 향방을 좌우하는 중요한 포인트이다. 스웨덴전 결과에 따라서 이번 대회 성패도 결정 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팬들의 관심도 크다. ‘역대급으로 기대감이 없는 대표팀’이라는 오명이 씌워져 있지만, 팬들의 시선을 한 번에 사로잡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접근하는 방식이 오롯이 결과에만 쏠려있다. 이길 것이냐, 질 것이냐가 관전 포인트가 됐다.

가장 많이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은 ‘어차피 3패’라는 목소리다. 이를 두고 2무1패도 가능하다, 1승2무가 희망 사항이다, 1무만 해도 성공 아니냐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부터 팬까지 모두가 ‘승무패’에 관심이 쏠려있다.

사실 축구 경기의 승무패는 지극해 ‘베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쉽게 설명해 ‘내기’를 위해 예상하는 것이 승무패이다. 유럽에는 BET365, 비윈, 유니벳 등 스포츠 베팅 기업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축구 산업을 움직이는 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들은 단순히 베팅을 넘어 프로축구단의 스폰서 활동을 하기도 한다. 한국의 경우에는 스포츠토토가 유일한 합법 베팅 업체이다. 이들은 해당 경기를 두고 양 측의 전력을 분석해 승무패 결과를 예상해 발표한다.

이처럼 승무패 예상은 ‘내기’를 하는데 유용하게 쓰인다. 돈을 걸고, 돈을 얻기 위해 참고한다. 회사에서, 학교에서 동료와 친구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생각해보자. 축구 경기를 즐기는데, 과연 승무패 예상이 그리 중요할까. 내가 응원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스웨덴, 멕시코, 독일 등 평소에 접할 수 없는, 세계 축구를 선도하는 국가와 경기를 치르는데 과연 승무패 예상이 얼마나 중요할까.

약 2만명이 넘는 스웨덴 팬들은 한국전을 응원하기 위해 니즈니 노브고로드를 찾았다. 이들은 하나같이 한국전을 즐기기 위해 찾았다. 물론 엉망인 경기력과 선수단의 의지가 부족하다고 느끼면 언제든지 야유를 퍼붓는다. 그러나 경기가 열리기 전부터 ‘우리는 1무2패야’ ‘3패’라고 정해놓고 대표팀을 비난하지 않는다. 적어도 니즈니에서 만난 스웨덴 팬들은 극소수의 한국 축구팬을 향해 ‘함께 즐기자’고 먼저 손을 내밀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만난 이란 팬들도 마찬가지다. 죽음의 조로 치면 한국보다 더 치열한 대표팀이 바로 이란이다.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와 만났다. 하지만 그 누구도 ‘어차피 3패’라는 생각으로 대표팀을 비난하거나 외면하지 않았다. 지난 16일 이란이 모로코를 꺾었던 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밤은 축제였다. 수많은 이란 팬들이 승리의 향연을 즐겼다. 어차피 3패라고 생각했다면 애초에 러시아로 응원오지 안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축구가 좋아서,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러시아까지 날아왔다.

승무패 예상에 따라 응원하는 마음의 차이가 생긴다는 것은 너무 ‘도박’스러운 일은 아닐까. 스웨덴전에서 승리한다고 응원 열풍이 불어닥친다면, 패한다고 해서 관심이 더 떨어진다면 결과만 중시하는 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같아 슬퍼질 것 같다. 경기 자체를 즐기는 일은 과연 불가능한 것일까.

축알못 기자는 이번 대회를 이렇게 예상하고 싶다. “그래도 한국 축구대표팀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이 포기하지 않으면 꿈은 이뤄집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대한축구협회, 권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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