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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6-14 19:32:57, 수정 2018-06-14 19:32:57

지방변호사회의 ‘시국선언’ 선수 친 변협

‘사법행정권 남용’ 갈등 번진 변호사계 내홍 심화 / 발표 하루 전 비슷한 내용 성명 내 / 김현 회장 “불참에 입장 발표한 것” / 변호사회 “초안 줬더니 수정 발표…잦은 성명 발표로 무게감 떨어져”
  •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둘러싼 법조계 갈등이 느닷없이 대한변호사협회와 전국 각 지방변호사회 사이로 옮겨 붙었다. 몇몇 지방변호사회가 중심이 돼 시국선언을 발표하기로 했는데, 하루 전에 변협이 비슷한 내용의 성명을 발표해 ‘김이 빠졌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다. 실제로는 현 변협 집행부에 대해 지방변호사회들이 가지고 있던 불만이 터져나온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협은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국정조사 또는 수사에 대한 법원 내 합의를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변호사 2000여명이 같은 내용으로 시국선언을 하려는 전날이었다. 행사를 기획한 지방변호사회들은 “변협이 도와주지 못할망정 뭐 하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한 지방변호사회 A 회장은 “지난 7일 몇몇 지방변호사회가 회원한테 이메일을 보내 동참 여부를 확인하고 다음 날까지 취합한 게 2000여명이었다”며 “동참 요청을 받은 김현 변협 회장은 거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 회장은 이어 “시국선언 초안을 보내줬더니 변협이 그걸 ‘살짝’ 수정해 성명을 발표한 것”이라며 “변협이 주도한 것처럼 주목을 받고 싶어 그런 것 아니겠냐”고 언성을 높였다.

    변협 김 회장은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시국선언 참여를 제의 받았지만 변협 임원들과 논의해보니 ‘참여하지 말자’는 의견이 다수였다”며 “그래도 아무 입장도 발표하지 않으면 부적절하다고 해 별도 성명을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변협이 낸 성명 내용이 각 지방변호사회에서 마련한 시국선언 초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은 인정했다.

    변협 집행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다른 지방변호사회 B 회장은 “변협이 그동안 별 내용도 없는 성명을 자주 발표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실제 올해 초 열린 지방변호사회장 회합에선 ‘현 변협 집행부를 탄핵하고 싶다’는 말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지방변호사회 C 회장도 “그동안 나서길 즐기고 언론 노출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현 변협 집행부가 절차도 거치지 않고 의사결정을 해 지방변호사회 뒤통수를 친 게 여러 번”이라며 “변협은 전국 14개 지방변호사회가 모여 만든 연합체로 미국 연방제와 비슷한데, 변협 집행부는 스스로 중국 국가주석쯤 되는 것으로 여기는 듯하다”고 말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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