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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야구人]NC와 비교되는 SK 류준열 사장의 '파격 행보'

입력 : 2018-06-11 13:00:00 수정 : 2018-06-11 12: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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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세영 기자] 프로야구단 사장의 임기는 보통 3년 내외다. 몇몇 구단을 제외하곤 사장을 맡는 인사는 대부분 모기업에 공을 세운 계열사의 임원이다. 당연히 대부분은 야구단에서 근무 경험이 없다. 이렇게 모기업에서 내려온 구단 사장들은 보통 3년 임기 동안 단기적인 성과를 내는 데 집착한다.

사실 야구단은 사장 교체에 상당히 민감하다. 사장이 바뀌면 팀의 방향도 바뀌기 일쑤기 때문이다. 실제 전임 사장이 계약한 감독은 다음 사장과의 관계가 불편한 경우가 많다. 가장 최근 감독을 교체한 NC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류준열(54) SK 와이번스 사장 역시 모기업 임원 출신이다. 지난 2016년 1월5일 취임식을 가졌고, 올해 구단 대표로 3번째 시즌을 맞는다. 하지만 류 사장은 모기업에서 내려온 기존 야구단 사장들과는 다른 행보로 눈길을 끈다.

지난해 2월 25일이었다. 대만 2군 캠프를 방문한 류 사장은 서한규 당시 퓨처스팀 수비 코치로부터 건의사항을 전달받았다. 서 코치는 류 사장에게 “기존 인조잔디 구장이 바운드가 안 튀어 타격훈련밖에 못 한다”면서 “퓨처스 파크에 내야 연습장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3일 뒤 한국에 들어온 류 사장은 곧바로 인천 강화군에 있는 2군 SK퓨처스파크로 향했다. 건의사항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SK퓨처스파크 내 인조잔디 상태를 꼼꼼하게 점검했고, 현장 운영 관계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개선점을 파악했다. 현장 답사를 마친 류 사장은 시설 개선 공사를 지시했다. 공사비만 9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공사였지만, 류 사장은 한 치의 망설임이 없었다.

지난 5월28일, SK퓨처스파크에 내야 전용 연습 공간인 ‘베이직필드’가 새로 조성됐다. 또 3군이 쓰는 루키필드도 국내 1군 구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인조잔디로 교체하는 등 큰 변화가 생겼다. 서한규 현 루키팀 수비 주루코치는 “베이직필드는 경기 전,후 선수별 맞춤식 훈련이 가능한 곳으로 내야 펑고 훈련 및 투수 수비 훈련 등 활용도가 상당히 높다. 또, 서브구장이 생김으로써 두 군데 이상의 타격훈련이 가능해져서 공·수·주에서 훈련양적으로 혜택이 많아지는 장점이 생겼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올해 SK의 2군은 야구단 최초의 ‘멘탈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류 사장의 아이디어로, 올해 1월부터 도입된 프로그램이다. 국내외 유명 멘탈 코칭 강사가 SK퓨처스파크를 방문해 코치들을 가르친다.

SK 코치들이 교육받은 ‘멘탈’은 기존의 통념과 사뭇 다르다. 선수들이 ‘자기와의 대화의 질(The quality of self-talking)’을 높이는 데 감독과 코칭스태프 역할을 강조한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SK 2군 코칭스태프들이 선수들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고, 선수들이 뭔가 하려고 하는 의지가 높아졌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귀띔이다.

올해 SK는 ‘성적’과 ‘관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기세다. SK는 올해 개막 이후 꾸준히 상위권 경쟁을 펼치며 11일 현재 승패마진 +8로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올해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찾은 관중은 47만4104명이다. 이는 LG(57만5209명)와 롯데(50만3012명)에 이어 리그 전체 3위다. 2016년부터 팬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와 이벤트, 상품개발, 지역 밀착 프로그램이 효과를 봤다.

물론, 일을 많이 하는 사장과 함께 하는 프런트 내부에서는 볼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구단이 이상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데 이견을 다는 이는 없다.

야구는 감독과 선수가 하지만 시스템 구축은 프런트의 몫이다. 그래서 야구를 잘 아는 프런트가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류준열 사장은 모기업에서 내려오는 임원의 모범적인 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niners@sportsworldi.com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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