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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였던 김건희, 웃으며 떠나다

입력 : 2018-05-17 14:09:21 수정 : 2018-05-17 15: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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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박인철 기자] “2년 후에도 모든 코치님들이 다 수원에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7일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 애칭)’의 히어로는 단연 김건희(23·수원삼성)였다. 김건희는 울산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3-0 승)에서 홀로 멀티골을 기록하며 팀에 7년 만의 ACL 8강행을 선물했다.

사실 김건희는 그동안 수원의 ‘미운 오리 새끼’와 같았다. 2016년 입단 당시만 해도 기대치는 상당했다. 특급 공격수라는 평가 속 아마추어 시절 각급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며 해외 진출까지 고려했던 그다. 하지만 K리그는 결코 만만치 않았다. 정대세(시미즈)의 이탈 속에 데뷔 첫해 20경기나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단 한 골에 그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듬해는 조나탄(텐진)이라는 특급 공격수가 합류했고 부상까지 겹치며 득점 없이 7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자신감은 사라지고 초조함만 늘어났다. 올 시즌 조나탄이 떠났지만 데얀, 바그닝요가 합류하면서 결국 병역 문제를 먼저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김건희는 오는 28일 논산 훈련소에 입대한 후 상주상무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간다.

김건희는 “수원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팀인데 지난 시즌까지 중압감을 버티지 못했다. 아직도 사실 부족하다. 입대를 빨리 결정한 것도 변화를 줘서 새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 발전해서 경쟁력을 갖추고 싶다”고 말했다.

김건희에 대한 능력은 서정원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 서정원 감독은 “팀 사정상 많은 기회를 못 줬지만 능력 있는 선수다. 이런 고난을 이겨내야 더 좋은 공격수가 된다”고 말했다. 코치들 또한 김건희와 잦은 미팅을 가지며 자신감을 심어주는데 주력했다.

그 덕분일까. 김건희는 울산전에서 염기훈이 빠진 공백을 훌륭히 메우며 공격진의 옵션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수원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김건희는 “어릴 때부터 수원에서 축구를 하면서, 감독님을 비롯한 모든 코치님들이 정말 잘 챙겨주셨다. 그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당당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모든 게 죄송할 정도”라면서 “어떻게든 보답하고 싶다. 다행히 두 골로 팀에 작별 선물은 했지만 더 잘해야 한다. 제대한 후에도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선배들 한 명도 빠짐없이 그대로 팀에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각오를 내비쳤다.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OE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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