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산화수소 검출로 모두 폐기… 250㎖ 제품 판매 타격 없어
쉬쉬하던 관련업계 관행 깨고 자진 공개회수 선례 만들어
리콜 조치가 실시된 1주일 후 경기도 판교에 있는 한 편의점을 찾았다. 바리스타룰스 325㎖는 보이지 않았지만 리콜 대상이 아닌 250㎖ 제품들은 가득했다. 이곳 아르바이트생은 “바리스타 325㎖ 3종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위해상품 등록으로 유통기한 상관없이 모두 폐기 조치했다”며 “과산화수소 사태 이후 250㎖ 제품의 타격은 크게 없었고, 특별히 매상이 떨어지거나 오르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과산화수소 들어갔다면 ‘시큼’… 복용시 응급처치는?
편의점·대형 슈퍼마켓에서는 문제 제품을 찾기 어렵지만, 비슷한 시기 온라인 등에서 대량구매했다면 상황은 조금 달라진다. 한번 더 리콜 대상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어서다. 바리스타룰스 325㎖ 3종은 이달 18일 샘플테스트에서 발견됐지만, 매일유업은 전수조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선제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문제 제품을 일부 출고 최장 열흘 넘게 유통했다.
과산화수소가 커피에 들어갔다면 평소와 달리 약간 시큼한 맛과 향이 느껴질 수 있다. 이를 미량 섭취하는 것은 생명에 지장을 주진 않지만, 인체에 아무런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과산화수소가 분해되면 산소원자와 물로 나뉜다. 물은 안전하지만 산소원자는 살균·탈색을 일으키는 등 자극적이어서 위벽·식도·기도가 손상될 수 있다. 예민한 사람은 구토증세를 겪기도 한다.
혹시라도 이미 섭취했다면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게 우선이다. 서울소재 병원의 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환자가 의식은 있고 경련이 없다면 2~4컵의 물을 충분히 마시도록 해 과산화수소를 희석해야 한다”며 “이후에도 구토 등이 이어진다면 병원을 찾아 진료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충성고객 여전 … 남양유업, 과거행적 대비되며 뭇매
매일유업 충성고객들의 지지는 변치 않았다. 오히려 경쟁사인 남양유업이 뭇매를 맞고 있다. 이유식 불순물 검출사태를 무마하기 위한 대리점 밀어내기 등 과거 행적이 재조명되며 보이콧 당하는 중이다. 네티즌들은 ‘생산과정에서 잘못할 수 있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다른 기업보다 낫다’거나 ‘그래도 남양은 안 마실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바리스타, 이번이 두번째 자진회수
매일유업이 리콜사태 이후에도 신뢰받는 것은 “어차피 실수한 것, 매도 먼저 맞자”며 잘못을 빠르게 인정한 게 주효했다. 매일유업의 제품 자진회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에도 ‘바리스타 스모키’ 제품 7만 8600개를 리콜한 바 있다. 이때는 반대로 일부 포장용기 살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변질을 우려해 리콜했다. 당시 매일유업은 문제가 생기면 쉬쉬하는 데 급급하던 업계 관행을 깨고 자진 공개회수 선례를 만들었다. 이후 문제가 생길 때마다 자진리콜을 시행하고 있다.
플라넬드립 라떼(유통기한 2018년 6월 6·7·12·14·15일자)
벨지엄 쇼콜라모카(유통기한 2018년 6월 10·17·18일자)
마다가스카르 바닐라빈 라떼(유통기한 2018년 6월 18·19일자)
※해당 제품을 구매한 고객은 매일유업 고객상담실로 연락하면 보상조치 등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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