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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AS로마가 신태용호에 던진 메시지

입력 : 2018-05-05 05:30:00 수정 : 2018-05-04 21:5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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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끝내 졌다. 그런데 팬들은 기립 박수를 보내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선수단을 향해 환호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에 실패한 AS로마의 이야기이다.

이탈리아 세리에A의 AS로마는 지난 이탈리아 로마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치른 리버풀(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과의 ‘2017~2018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막판 분전으로 4-2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앞선 1차전에서 2-5로 대패한 탓에 1~2차전 합계 6-7로 패해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AS로마는 패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 AS로마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안방에서 홈 팬의 기대를 져버렸다. 그런데 팬들은 오히려 환호했다. AS로마 팀 깃발을 흔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선수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는 팬도 있었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고,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AS로마의 투혼 때문이다. 이날 AS로마 선수들은 몸을 아끼지 않았다. 1차전 2-5 대패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이날 승리를 위해서는 3골 차 이상, 아니 그 이상의 득점이 필요했다. 그런데 경기 시작 9분 만에 상대 미드필더 사디오 마네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상대 자책골로 균형을 맞췄으나, 전반 25분 제오르지노 베이날둠에게 다시 골을 허용했다.

3골 이상 차 승리가 필요한 시점에서 2골이나 더 헌납하면서 전반을 1-2로 뒤졌다. 합산 스코어로 보면 3-7이었다. 4골을 넣어도 동점이었고, 승리를 위해서는 5골이 필요했다. 사실상 승부는 끝났다. 절망적이었다. 주심의 오심까지 겹치면서 패배의 시간이 피부에 닿기 시작했다.

그러나 AS로마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끝까지 기적을 믿었다. 몸을 던졌고, 끝까지 리버풀을 몰아붙였다. 사실 포기할 법도 했다. 불가능한 일에 체력을 쏟아가며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더욱이 로마는 6일 칼리아리와의 세리에A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승점 70으로 라치오와 승점 동률, 치열한 3~4위 싸움을 하고 있는 터다. 리버풀전을 버리고, 다음을 대비하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이다.

그러나 로마는 비효율을 선택했다. 팬이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을 위해 끝까지 몰아붙였다. 불가능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불가능 속으로 몸을 던졌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경기 후 “AS로마는 누구보다 용감한 축구를 했다. 칭찬하고 싶다”며 상대방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에게 정말 필요한 것을 AS로마를 통해 찾아야 한다. 한국은 세계 최강 독일을 필두로 남미의 강호 멕시코, 유럽의 다크호스 스웨덴과 한 조에 속해 월드컵 전장에 나선다. 대부분 전문가, 그리고 팬들은 “1무만 해도 성공한 것 아니냐. 3패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이다. 이는 현실이다. 객관적인 전력으로만 봐도 3패로 월드컵이 끝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대회이다. 대표팀 개개인의 능력부터 차이가 크다. 신체 조건도 불리하다. 모든 전력에서 뒤처져 있다.

그래서 한국 축구대표팀에는 ‘질 때 지더라도 제대로 붙어보자’는 투지가 필요하다. 전력 열세를 뒤집기 위해서는 상대보다 더 많이 뛰고, 더 많이 부딪혀야 한다. 신태용호에 부정적인 팬들도 있지만, 진심으로 응원하는 팬도 있다. 신태용 감독 역시 “진심으로 한국 축구대표팀이 3패하고 돌아오길 바라는 팬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을 응원하는 팬, 한국 축구의 작은 새 희망, 그리고 3패를 하더라도 박수 속에 월드컵을 마치기 위해서는 AS로마가 불가능이라는 불구덩이로 몸을 던지며 보여준 투지가 필요하다.

한국 축구는 기적이 필요하다. 공도 둥글다. 그래서 간절해야 하며, 투혼을 불살라야 한다. AS로마의 투혼은 월드컵에 나서는 신태용호에 많은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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