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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아트버스터가 온다…상영작 12편 전격 공개

입력 : 2018-04-24 11:30:44 수정 : 2018-04-24 11: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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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오는 6월 1일부터 6일까지 개최되는 국내 유일의 아랍영화제가 레바논, 모로코,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아랍에미리트 등 12개국의 작품 열두 편을 전격 공개했다. 제7회 아랍영화제는 아랍영화의 최신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섹션 ‘아라비안 웨이브’와 동시대 아랍여성의 목소리를 부각하는 특별섹션 ‘포커스 2018: 일어서다, 말하다, 외치다’를 통해 아랍의 동시대성에 주목한다.

제7회 아랍영화제는 최근 칸영화제 등 국제 규모 영화제에서 수상의 쾌거를 이루며 전세계에 아랍영화의 위상을 높인 작품들을 모아 국내 관객에게 선보인다.

2016년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황금레일상 수상작 ‘바람이 데려다줄 거야’는 레바논의 혼란스러운 역사가 개인의 삶에 미친 영향을 다룬다. 평생 가지고 다닌 신분증이 가짜였단 것을 알게 된 시각장애인 라비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주인공과 조연들의 연기 앙상블을 보는 재미가 톡톡하다. 지난해 아랍영화제 개막작 주인공으로 한국을 방문했던 줄리아 카사르가 라비의 엄마 역을 맡아 열연했으며 이 작품으로 두바이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아랍권 최대규모 영화제인 두바이국제영화제 2017 최우수 무흐르 장편영화상과 남우주연상을 동시 수상한 ‘와지브’는 팔레스타인의 스타 감독 안느마리 자시르 감독의 세 번째 장편이다. 아랍권 단편영화 최초로 칸영화제에 진출하며 입봉 전부터 세계적 스타덤에 올랐던 자시르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팔레스타인 내 세대갈등에 집중한다. 결혼식이라는 가족 행사를 앞두고 아버지와 아들이 부딪히는 이야기는 문화적 차이를 넘어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와지브’는 2017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진출했으며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실험적인 영상과 금기에 도전하는 이야기로 작품마다 국제영화제의 러브콜을 받아온 모로코 대표 감독 나빌 아우크의 신작 ‘라지아’는 거장의 야심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30년이라는 시공간을 넘나드는 스토리와 다섯 인물의 스토리가 하나의 사건으로 모아지는 서사구조가 흥미롭다. 영화는 아틀라스 산맥부터 아랍의 전통과 현대문화가 교차하는 도시 카사블랑카를 오가며 관객들을 아랍의 곳곳에 떨어뜨려 놓는다. ‘라지아’는 지난해 두바이국제영화제와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최근 미국의 공습과 러시아의 개입으로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시리아 사태를 다룬 두 작품, ‘시리아에서’와 ‘마리암과 리나’는 독특한 설정으로 시리아 내전을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필리프 반 레이우 감독의 ‘시리아에서’는 시리아 전쟁으로 다마스쿠스에 고립된 한 가족의 이야기로 일상에 들이닥친 전쟁의 공포를 생생하게 표현했다. ‘집’이라는 상징적 공간에서 일어나는 전쟁의 위협은 국가 폭력이 한 가족의 일상을 어떻게 위협하고 파괴하는지 여실히 드러낸다.

열 살 소녀가 바라보는 시리아 내전은 어떤 모습일까? 안다츠 하즈네다로울루 감독의 ‘마리암과 리나’는 두 소녀의 관점에서 시리아 사태를 바라본다. 알레포 전투로 고향을 떠나게 된 마리암과 리나가 이스탄불을 거쳐 유럽으로 가는 과정은 시리아 난민들이 처한 가혹한 현실을 아이의 시선으로 보여준다. 주연을 맡은 두 아역배우는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로 잔인한 현실에 굴하지 않는 희망을 보여주며 감동을 선사한다.

격변하는 아랍사회의 세대별 자화상을 반영한 영화들 또한 이번 영화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들이다. 어머니의 충격적인 비밀이 죽음 이후 밝혀지는 ‘오직 남자들만 무덤으로 간다’는 아랍에미리트의 신예 압둘라 알 카비의 신작으로 2016 두바이국제영화제 ‘최우수 무흐르 에미리티 장편상’ 수상작이다. 이슬람 장례 관습상, 남성들만 무덤에 갈 수 있도록 허락됐다는 점에서 착안한 영화제목은 영화에서 밝혀질 어머니의 비밀을 함축하고 있어 호기심을 자극한다.

‘죽음을 떠나는 남자’는 독특한 장소에서 만나는 두 노년의 남녀를 주인공으로 한다. 70대 묘지기 알리와 자신의 장례를 스스로 준비하는 조헤르가 서로에게 끌리는 과정은 ‘묘지’라는 장소에도 생의 기운이 스며들게 만든다. 죽음을 기다리는 노년의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전한다.

이집트 카이로 출신의 사진작가 할라 엘꾸시의 첫 번째 장편영화 ‘선인장’은 세 여성의 우정과 성장을 그린 영화다. 배우의 꿈을 꾸는 아이다, 사회 부적응자인 사미하, 거리를 전전해온 야신이 함께 쉼터를 찾아가는 여정은 비참하지만 그 속에 싹튼 우정만큼은 선인장의 꽃처럼 아름답다.

사라진 아내를 찾기 위해 쿠르드 마을을 떠나 벨기에로 밀입국하는 젊은 남성의 이야기 ‘자그로스’는 올해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이기도 하다. 쿠르드의 목가적인 마을을 떠나 벨기에를 떠도는 자그로스의 이야기는 급속한 도시화와 가부장제의 해체로 인해 혼란을 겪는 아랍인의 정체성을 대변한다.

올해 아랍영화제는 국제영화제에서 명성을 얻은 아랍 감독과 작품을 국내 관객에게 소개한다. 블록버스터 못지 않은 흥미진진한 소재와 연출력이 돋보이는 아랍영화에 관객들의 열띤 반응이 기대된다. 제7회 아랍영화제는 오는 6월 1일부터 6일까지 6일간 서울 아트하우스 모모와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다. 관람료는 5천원이다.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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