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한예슬 지방종수술 집도의 '과실인정', 흉터 예후는?

입력 : 2018-04-22 16:11:11 수정 : 2018-04-22 16:11:10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정희원 기자] “제 판단부족으로 고통을 겪는 한예슬 씨에게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회복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배우 한예슬의 지방종 제거수술 집도의인 이지현 강남 차병원 외과 교수가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한 씨는 지난 20일 지방종 제거술을 받는 과정에서 의료사고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유했다. 사진 속에는 수술 후 생긴 일자 절개부위 위에 동그랗게 피부를 꼬맨 흔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한 씨는 ‘그 어떤 보상도 위로가 될 것 같진 않다’며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네티즌 ‘막 수술한 것 아냐?’… 의사 ‘쉬운 수술인데 어쩌다’

관련 최초 보도가 난 이후 의사 커뮤니티에서는 갑론을박이 일었다. 지방종제거수술은 쉬운 수술에 속하는데, 어쩌다 이런 결과가 나왔느냐 자체가 이슈였다. 지방종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네티즌들도 ‘경험이 적은 인턴이나 레지던트가 막 수술한 거 아니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서울 논현동 A병원 성형외과 전문의는 “지방종 제거술은 생각보다 간단하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지방종 자체가 지방조직으로 이뤄진 흔한 연조직 양성종양이어서 크기가 크지 않거나 피부 바로 밑에 있다면 국소마취만으로도 간단히 제거할 수 있다. 다만 크기가 크거나 피하 깊숙이 위치했다면 입원 후 전신마취로 제거하기도 한다.

지방종은 주로 1~3㎝ 크기이나 직경 10㎝ 이상으로 크기가 크거나, 경과관찰 중 갑자기 커진다면 조직검사로 암 여부를 확인한다. 지방종과 연관된 악성종양은 드물지만 ‘만일’에 대비해 제거하기도 한다. 크기가 큰 지방종은 주변조직에 붙거나 주변 신경조직을 눌러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A병원 원장은 이런 경우 지방종을 제거하는 게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간단한 수술, 잘해주려고 까다로운 시술법 적용하다 실수

이와 관련 이지현 교수는 지난 21일 인터뷰를 통해 한 씨의 지방종 크기는 5~8㎝라고 밝혔다. 상당히 큰 크기로 배우 입장에서는 눈에 띄는 지방종을 제거하려 했던 것이 아닐까 유추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처음 수술 부위에 상처가 생길 우려가 있어 ‘상처를 적게 내는 성형외과에 문의해보라’고 권했다”며 “이후 한예슬 씨는 다시 찾아와 수술 스케줄을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제가 된 인스타그램 사진 속 흉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원래 지방종이 있던 위치는 사진의 아래 길다란 절개선의 위쪽 부위에 있었다. 이때 혹을 가장 손쉽게 제거하려면 혹 위치 바로 위를 절개하면 된다.

하지만 이 교수는 쉬운 방식을 적용하면 흉터가 눈에 띌 것으로 판단, 기술적으로 까다롭더라도 혹 아래쪽을 절개해 흉터가 브래지어에 가리도록 수술할 것을 정했다. 배우라는 한 씨의 직업 특성상 흉터가 눈에 띄지 않도록 까다로운 술기를 적용했지만 결과가 생각대로 나타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혹 위를 절개하면 지방종을 손쉽게 박리할 수 있다. 반대로 이 교수처럼 혹 아래쪽을 절개하면 지방종 박리작업을 한쪽에서만 시행할 수밖에 없어 박리 부위가 깊고 커진다. 이때 혹의 반대편 피부가 딸려나올 수 있는데, 피부 안쪽은 바깥쪽과 달리 지방종조직과 비슷해 보여 피부가 지방종 조직의 일부로 보일 수 있다.

이지현 교수는 이 과정에서 박리층을 잘못 잡아 피부결손이 나타났다고 털어놨다. 건너편 피부까지 떼어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그는 지방종에 붙어있는 피부를 떼어내 봉합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동그란 흉터가 생긴 것이다. 이 교수는 “피부에 구멍이 생긴 채로 일단 지방종을 제거했고, 이후 지방종에 붙어 떨어진 피부를 다시 봉합했다”며 “일부에서 의혹이 제기된 다른 신체 부위나 사체조직을 이식한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후 한예슬 씨는 이 교수에게 드레싱 치료를 받다 최근 화상·재생병원으로 옮겨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의사들이 피하기 어려운 ‘VIP신드롬’

이에 대해 서울 소재 B모 피부과 의사는 환자에게 더 잘 해주려다 나쁜 결과가 발생한 전형적인 ‘VIP 신드롬’일 것이라고 유추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하트웰의원 원장)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유사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지현 교수는 한예슬 씨를 위한 최선으로 단순한 종양 제거가 아닌 ‘배우라는 직업을 고려한 종양제거’ ‘흉터는 최대한 가리도록’ 이었을 것”이라며 “두 가지 목표 모두 취하려다가 결국 흉터가 커진 것”이라고 봤다.

노환규 원장은 의사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이런 선택에 나서는 것은 ‘확률’ 때문이라고 했다. 의사가 환자를 봤을 때 결과가 위험부담이 커도 예후가 좋을 확률이 나쁠 확률보다 높다고 판단되면 전자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때 결과가 잘못되면 책임은 의사가 그대로 감내해야 한다. 노 원장은 “배우 한예슬씨 사건은 환자·의료진이 원치 않은 결과가 발생한 만큼 의료사고가 맞다”며 “의료진의 의도는 선한 것이나, 선한 의도가 결과의 책임에 대한 면책이 될 수 없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상황에 용기내 대중 앞에서 실수를 인정한 의사는 드물다며 용기에 감탄했다고 밝혔다.

◆수술 직후 과실 인정… 피부괴사 없고 흉터도 작아질 것

강남차병원 관계자는 한 씨의 상황에 깊이 통감하며, 앞으로도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추후 보상논의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처음부터 과실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지현 교수도 “수술이 끝나자마자 보호자에게 수술 과정에서 실수를 해 피부를 손상시켰고, 떨어진 피부를 다시 봉합했기 때문에 흉이 질 수 있다고 설명하고 과실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후 치료를 시행하면 사진처럼 큰 구멍이 뚫린 상태 그대로 흉이 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예슬 씨가 20일 SNS에 올린 사진은 수술 바로 다음 날 찍은 것으로 현재 피부괴사도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후 경과를 지켜보며 레이저 등으로 흉터를 최소화하는 치료를 병행하면 수술 흔적은 보다 작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소견도 남겼다. 이지현 교수는 “이번 사건을 통해 한예슬 씨와 팬들에게 상처를 안겨 드릴 말씀이 없을 정도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happy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