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의 구창모(21)는 본의 아니게 김경문 NC 감독의 특별 관리 대상이다. 보기 드문 좌완 파이어볼러인 데다, 선발진에서 활약 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른바 특별관리가 단순히 앞선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김 감독은 구창모의 등판 일정과 체력 관리에 유독 신경을 곤두세운다. 지난 시즌부터 노출했던 두 가지의 약점이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고 느끼고 있다. 바로 체력 저하와 상대적으로 많은 이닝 당 투구 수다.
지난 시즌부터 김 감독은 구창모의 ‘주 2회 등판’을 철저하게 막아왔다.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을 다소 힘겨워하는 인상이 짙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김 감독은 “4일만 쉬고 다시 나서면 투구 시 팔의 스윙부터 달라진다”며 향후 선발 투수로서 발전하길 원한다면 내구성을 길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 시즌에도 앞선 기조는 유지됐다. 지난 3일 시즌 두 번째 선발등판을 마친 구창모는 다음날 곧장 1군에서 말소됐다. 관리 차원의 말소였다. 10일간 2군에 머물며 체력을 비축한 구창모는 14일 인천 SK전 선발등판을 통해 재차 선발진에 합류했다.
많은 이닝 당 투구 수도 구창모가 김 감독의 신뢰를 완벽하게 얻지 못했던 이유다. 19일 기준 올 시즌 구창모는 한 타자 당 평균 4.28개의 공을 던졌고, 이닝당 평균 투구 수 역시 21.11개에 달한다. 김 감독은 “5회에 이미 투구 수가 100개에 달하면 좋은 선발 투수라 할 수 없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구창모 본인 역시 감독의 지적을 전적으로 수긍했다. 구창모는 “단점을 이미 잘 알고 있지만, 마음처럼 쉽게 개선되지 않더라. 안타를 맞지 않기 위해 어려운 승부를 이어가다 보니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시즌 중 경기를 거듭하며 그동안 지적받아왔던 문제점을 조금씩 개선할 것을 다짐한 구창모는 해결책으로 체인지업을 꼽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장착한 체인지업의 제구를 가다듬는다면 이닝당 투구 수를 줄이며 체력 또한 아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체인지업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공이라고 생각해요. 타격 시 아웃이 될 확률이 높은 공이죠. 타자를 맞춰 잡는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체인지업의 제구만 더욱 날카로워진다면 범타 유도가 훨씬 수월해질 것 같아요.” 과연 구창모는 자신만의 해법으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을까.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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