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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배우 최은희 별세, 여배우·여감독→납북·망명까지 영화 같았던 삶

입력 : 2018-04-17 10:17:03 수정 : 2018-04-17 10: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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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원희 기자] 원로 배우 최은희가 향년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故) 최은희는 지난 16일 오후 5시 30분 경 세상을 떠났다. 그의 장남인 신정균 감독에 따르면 “신장 투석을 받기 위해 병원에 가셨다 임종하셨다”고 알렸다. 고인은 지난 2006년 4월 배우자인 고(故) 신상옥 감독을 먼저 떠나보낸 뒤 건강이 악화됐으며, 별세하기 전까지 서울 화곡동 자택과 병원을 오가며 신장투석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9일 오전 진행된다.

1926년 생인 최은희는 1942년 연극 ‘청춘극장’으로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영화 ‘새로운 맹서’ ‘밤의 태양’ ‘마음의 고향’ 같은 작품에 연이어 출연한 그는 서구적인 외모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고 김지미·엄앵란과 함께 1950~1960년대를 풍미한 트로이카로 인기를 모았다.

이후 최은희는 지난 1953년 다큐멘터리 영화 ‘코리아’를 통해 호흡을 맞춘 고 신상옥 감독과 결혼했고 신 감독과 함께 13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의 중흥기를 이끌었다. 또한 고인의 한국의 세 번째 여성감독으로서 ‘민며느리’ ‘공주님의 짝사랑’ 등을 연출하기도 했다. 연출과 주연을 맡았던 ‘민며느리’로는 대종상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 했다.

그러나 고인의 인생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1976년 고 신상옥 감독과 이혼한 고인은 1978년 1월 자신이 운영하던 안양영화예술학교의 해외 자본 유치차 홀로 홍콩에 방문했다 해변에서 북한 공작원에게 납치됐다. 납북 6년째가 되던 1983년 고인은 초대받은 연회에서 故 신상옥 감독과 재회, 납북된 상황에서도 17편의 영화를 찍었다. 그러다 두사람은 김정일의 신뢰를 얻어 1986년 오스트리아 빈 방문 중 미국 대사관을 통해 망명에 성공했고 이후 10년 넘게 망명 생활을 하다가 1999년 영구 귀국해 다시 고국땅을 밟게 됐다. 고인과 신 감독의 영화 같은 납북, 탈출, 망명스토리는 지난 2016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연인과 독재자’를 통해 알려지며 주목 받았다.

한국으로 돌아온 고인은 극단 ‘신협’ 대표로 취임, 마지막까지 연기와 문화 예술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kwh0731@sportsworldi.com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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