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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포커스] 한화 백업포수 ‘지성준’을 아시나요?

입력 : 2018-04-16 06:00:00 수정 : 2018-04-15 09: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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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세영 기자] “참 열심히 하는 친구입니다. 그러니 기회를 줘야죠.”

지난 2월말의 기억이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한용덕 한화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훈련 중인 포수 지성준(24)을 흐뭇한 표정을 바라봤다.

한화 골수팬이 아니라면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다. 사연도 참 많은 선수다. 지성준은 청주고를 졸업했지만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고 2014년 신고 선수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지성준은 대학 진학을 원했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프로 육성 선수를 선택했다. 2015년에는 투수들의 공을 받고, 배트를 휘두르느라 손바닥 물집투성이인 사진이 공개돼 야구팬의 관심을 크게 끌기도 했다.

그러나 프로 세계는 녹록하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1군에서 단 10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2015시즌 뒤 골반 수술을 받았고 2016년을 거의 재활에만 매달렸다. 지난해에는 2군 경기 출전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슬럼프를 크게 겪었다.

흔들리던 지성준을 잡아준 것은 한용덕 감독이다. 한용덕 감독은 지난해 11월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서 지성준과 면담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좋은 모습을 많이 봤다. 실수해도 된다”는 조언을 했다.

사소한 조언일 수 있지만, 지성준에게는 자신을 채찍질하는 계기가 됐다. 지성준은 다시 이를 악물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주위의 칭찬을 한몸에 받을 정도로 확 달라진 태도로 훈련에 임했다.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은 지성준은 블로킹과 송구 등 기술적으로 크게 성장한 모습을 선보였다. 이런 지성준을 두고 한 감독은, 일찌감치 최재훈의 백업포수로 낙점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지성준은 14일 현재 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3(18타수 6안타) 1홈런 2타점 5득점으로 활약 중이다. 주전 포수는 아니지만, 한 번씩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알토란같은 존재감을 뽐낸다. 지난 12일 대전 KIA전에서는 선발 포수로 나서 데뷔 첫 3안타 경기에 성공했다. 특히, 4회에는 상대 투수 문경찬의 슬라이더를 통아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대형 홈런포를 터뜨리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지성준은 프로데뷔 후 117번을 등 번호로 달았다. 100번대 등 번호는 대부분 육성 선수들은 100번대 번호를 단다. 하지만 올핸 26번을 달고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26번은 KBO리그에서 전설적인 포수로 통하는 박경완 현 SK 코치가 현역시절 단 등 번호다. 지성준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수비에서 제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한다. 야구팬들은 한화 지성준의 이름을 잘 기억해둬야 할 것 같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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