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IA와의 홈경기를 앞둔 한용덕 한화 감독은 취재진과의 대화가 끝날 무렵, 취재진에게 이렇게 물었다.
한용덕 감독이 갑자기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28) 이야기를 꺼낸 것은 그의 로테이션이 조정됐기 때문이다. 한 감독은 “이제 샘슨이 더 자주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지난 주말 수원 KT와의 원정 3연전이 끝난 뒤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했다. 가장 큰 변화는 1선발 샘슨의 등판 간격이 변했다. 이날 한 감독은 샘슨을 4일 로테이션으로 등판 간격을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월요일 경기가 없는 KBO리그에서는 5선발 체제라도 대체로 5일 휴식이 보장된다. 하지만 한 감독은 샘슨과의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샘슨은 “4일 로테이션이 편하다”고 말했고, 한 감독은 샘슨의 바람을 의견을 들어주기로 결정했다.
샘슨은 한화가 1선발로 점찍고 데려온 우완 파이어 볼러다. 188㎝, 102㎏의 건장한 체격에 150㎞를 넘나드는 묵직한 직구가 주무기다. 여기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도 최정상급 구위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 감독은 샘슨을 두고 “내가 본 외국인 투수 중 최고”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개막 후, 실망스러운 피칭을 보였다. 10일 현재 3경기에 나와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9.22로 부진했다. 구위에는 큰 문제가 없다. 샘슨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7.7km로 리그 톱 수준이다. 강력한 직구를 앞세워 9이닝당 탈삼진을 15.15개나 뽑아냈다.
한 감독은 샘슨의 부진을 심리적인 문제에서 찾았다. 한 감독은 “샘슨이 5일 로테이션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중간에 비가 와서 취소가 된 경기가 나왔고, 등판 간격이 늦춰지면서 불안한 마음이 생긴 것 같다. 이제 샘슨을 꼬박꼬박 등판 리듬을 지켜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월요일 휴식일이 끼어 있는 KBO리그에서 4일 로테이션을 가져가기는 쉽지 않다. 더군다나 한화는 팀 선발 평균자책점(8.32)이 최하위에 머물러 있을 정도로, 선발 마운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한 감독은 “변화를 줘야 한다. 현재로선 잃을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감독의 특별 배려를 받은 1선발 샘슨이 과연 시즌 전 기대를 채울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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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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