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제일병원 간호사 집단사직… 환자 어떻게 되나

입력 : 2018-04-04 11:24:16 수정 : 2018-04-04 13:40:38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정희원 기자] 국내 굴지의 여성병원으로 꼽히는 제일의료재단 제일병원 간호사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4일 기준 본지가 파악한 사직서 제출인원은 50여명이다. 이밖에 전체 간호부 소속 450여명(간호사 300명, 조무사 150명 등) 중 절반 이상인 240여명이 사직의향서에 서명했다.

국내 대형병원 간호사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유례없는 사례다. 이번 사태는 ▲경영진에 대한 불신 ▲무책임한 병원경영 ▲급증한 원내 부채 ▲이사장단의 무리한 인사행정 등에서 비롯됐다는 게 병원 안팎의 시선이다.

이 병원은 총 285 병상 규모로 하루 평균 외래환자만 1400~1500명이 찾는다. 이 중 245개 병상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적용되며, 평소 170~195 병상이 가동된다. 수 많은 간호사가 한번에 퇴사 의지를 밝힌 만큼 의료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외래진료 대기시간 증가, “난임치료 등 급한 환자, 타 병원 이동 확률 높아”

이 병원 간호사 A모 씨는 “외래진료는 간호조무사들이 담당하고 있어 당장 문제가 생기거나 환자수가 크게 줄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인력이 많이 빠지다보니 환자 대기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래진료 후 진단 결과 수술·분만·입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연기되거나 제한되는 것을 느끼면 환자는 결국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난임치료 등으로 급한 환자들은 보다 진료를 빠르게 받을 수 있는 다른 병원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분만실 일부 폐쇄 … 입원병동, 축소 운영 불가피

입원병동·수술실·분만실은 타격이 크다. 이곳엔 중환자, 고위험 산모 등 집중관리가 필요한 환자가 많다. 병동은 간호사 케어 비중이 높은 만큼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병원 B모 간호사는 “퇴사자가 늘어나면 일부 병동은 폐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응급인력으로 외래 간호조무사들이 투입된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 병원은 지난 4일 고위험 분만실을 폐쇄했다. 분만실에서 봐야 할 고위험 산모들도 병동으로 이동했다. 분만실 간호사 16명이 사직서를 제출하며 결정된 일이다. 간호사들은 분만실에서 퇴사자가 더 늘어나면 임산부들을 다른 병원으로 보내야 할 수도 있는 위기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사직서를 제출한 간호사들은 대부분 연차가 높고 경력이 풍부한 간호사들이다. 이들이 퇴사하며 간호의 질도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직원들의 전언이다. 남은 직원에게 업무가 가중되면, 환자케어가 불안해지는 것은 물론 의료사고가 발생할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

◆병원 측 “인력 보충 문제없다”

제일병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병원 관계자는 “현재 사직서를 제출한 간호사들과 꾸준히 면담하고 있으며, 이 중에 사직서를 철회한 사람도 있다”며 “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당장 그만두는 게 아니라 15일, 30일 등 순차적으로 퇴사하는 만큼 그 사이에 충분히 새로운 인력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분만실 폐쇄조치는 인력이 채워지기 전까지 ‘임시조치’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간호사들은 퇴사자들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4일 오전에는 신생아중환자실(NICU) 간호사 27명도 사직서를 제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NICU 간호사 약 40명 중 절반 이상이 빠져나가는 셈이다.

한편, 제일병원 측은 직원들의 불만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번 일은 노사문제일 뿐, 경영진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병원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기사까지 날 사안은 아니지 않느냐”며 “병원 운영과 인원 배치는 차질 없이 시행해 환자들이 불이익을 보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happy1@sportsworldi.com
제일병원 간호사가 원내에 붙은 벽보를 보고 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