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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펑펑 김정은, '12년 무관 설움' 이젠 안녕

입력 : 2018-03-21 21:09:22 수정 : 2018-03-21 21: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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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독종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농구를 잘하는 것 같아요.”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선수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의 강훈련을 지시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외국인 선수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하지만 그러한 위 감독을 크게 당황하게 한 선수가 있다. 바로 김정은(31)이다.

물론 김정은도 처음에는 엄청난 훈련량을 일상으로 받아들이기까지 쉽지 않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FA 계약을 통해 하나은행에서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김정은은 “내가 이 팀을 자의로 선택해서 입단한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 울기도 많이 울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어느새 김정은은 이를 악물며 우리은행의 분위기에 적응해, 정규리그 34경기에서 평균 33분 48초를 뛰며 12.8점, 4.5리바운드를 올렸다. 이 같은 활약에 힘입어 정규리그 베스트 5에도 선정됐다. 무릎 부상 탓에 전성기가 한참 지난 선수로 평가받았지만, 보란 듯이 부활에 성공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우리은행으로의 이적이 신의 한 수였다. 최근 2시즌 간은 다소 정체돼 있다는 인상이 짙었는데, 새로운 팀에서 강한 동기부여를 얻으면서 환골탈태했다. 바로 생애 첫 우승을 향한 갈망이었다.

사실 김정은의 오른쪽 무릎은 정상이 아니다. 경기를 뛰는 것은 고사하고, 당장 수술이 필요한 상태다. 하지만 김정은은 자신의 무릎 부상이 공론화되는 것을 무척 꺼려왔다. 행여나 부진했을 때 아픈 무릎을 핑곗거리로 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통증을 참아가며 경기를 소화했다. 생애 첫 우승 경험이란 열매를 맛본 뒤, 쉬어도 늦지 않다는 것이 김정은의 생각이었다. 우승의 기쁨만 생각하며 통증을 견뎌낸 것이다. 팀 동료이자 정규리그 MVP 박혜진도 놀라움을 표시했던 강한 의지였다. 위 감독이 ‘독종’이라고 부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셈이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김정은은 날아올랐다. 지난 1,2차전에서 도합 32점을 꽂으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특히 2차전에서는 4차례의 3점 슛으로 KB국민은행을 침묵에 빠뜨렸다. 통합우승이라는 고지가 눈앞에 다가오자 김정은은 없던 힘도 끌어올렸다. 기자단이 챔프전 MVP로 김정은을 꼽을 수밖에 없는 맹활약이었다.

김정은의 활약 속에 우리은행은 21일 3차전도 접수했다. 김정은은 우승 확정 후 임영희를 꽉 껴안으며 눈물을 펑펑 흘렸다. 쓰디쓴 인내의 대가는 통합우승이란 달콤한 열매였다. 지난 2006년 데뷔 이래 12년간 우승과는 전혀 연이 없었던 김정은의 우승 갈증은 그렇게 극적으로 해갈됐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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