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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3-12 20:47:30, 수정 2018-03-13 00:40:07

4연승 ‘五姓 어벤저스’… “밴쿠버의 기적 다시 한번”

휠체어컬링, 세계 4위 加 제압 / 스위핑 없이도 샷마다 ‘백발백중’ / 관중도 “올림픽 선수보다 잘해” / ‘3남매 아빠’ 차재관 드로 샷 절묘 / 점수차 벌리자 加, 기권악수 건네 / 7승 이상 따내 준결승행 1차 목표
  • ‘익스텐디드 큐(extended que)’라 불리는 긴 장대가 그들의 손이 된다. 스톤 방향을 조절하는 스위핑(비질)도 없다. 그런데 ‘더블 테이크 아웃(한번에 상대편 스톤 2개를 쳐내는 샷)’은 물론 하우스 중앙에 집어넣는 ‘드로 샷’까지 백발백중이다. 이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대표팀의 경기를 지켜본 관중은 입이 딱 벌어지며 탄성을 내뱉는다. “올림픽 선수들보다 더 잘 던진다”고.

    한국 휠체어컬링이 세계랭킹 4위 캐나다까지 잡아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대표팀은 12일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세계랭킹 4위 캐나다와의 예선 4차전에서 7-5로 승리하며 4연승을 달렸다. 한국의 1차 목표는 11차례의 예선전에서 7승 이상을 거둬 준결승(4강)에 오르는 것이다. 벌써 4승을 적립한 한국은 2010 밴쿠버 대회서 은메달을 따냈던 ‘기적’을 다시 한 번 재현할 꿈에 부풀어있다.

    패럴림픽 초보인 세컨드 차재관(46)의 과감함이 돋보인 한 판이었다. 후공을 먼저 잡은 한국은 1엔드에서 일찌감치 3득점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최종 주자로 나선 차재관이 절묘한 드로 샷을 성공시키며 대량득점에 성공했다. 공방전이 이어졌고, 마지막 8엔드에서 차재관이 7구째에 더블 테이크 아웃으로 하우스에 남아있던 상대편 스톤을 모두 쳐내면서 경기가 마무리됐다.

    한국 휠체어컬링 대표팀 차재관이 12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패럴림픽 예선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신중하게 스톤을 던지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한국 휠체어컬링 대표팀이 12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독일과의 경기에서 패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강릉=뉴시스
    대표팀은 5명의 성(姓)이 모두 달라 올림픽 여자 컬링 ‘팀 킴(Team Kim)’과 달리 ‘오성(五姓) 어벤저스’로 불린다. 차재관과 스킵(주장) 서순석(47), 리드 방민자(56), 세컨드 이동하(45), 서드 정승원(60)이 주인공이다. 차재관은 2002년 직장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해 척추 골절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그때만 해도 결혼은 ‘남 일’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재활병원에서 운명처럼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어느덧 3남매의 아빠가 됐다.

    차재관은 스스로를 ‘나쁜 남자’라고 말한다. 그는 “패럴림픽을 준비하느라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못 보내 미안하다. 아이들에게 자상한 편도 아니다. 그러나 가족들에게 꼭 패럴림픽 금메달을 걸어주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간절하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대표팀은 이어 열린 독일과의 5차전에선 3-4로 석패해 무패행진이 끊겼지만, 중국(5승)에 이어 2위 자리를 지키며 여전히 4강권에 안착해있다.

    강릉=안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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