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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의 독한 평창다이어리] 올림픽 피날레… 덮을 수 없는 연맹·협회 '그림자'

입력 : 2018-02-27 09:02:00 수정 : 2018-02-27 17:4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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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강릉 권영준 기자] 굵은 땀방울로 밝은 빛으로 어두운 그림자를 지워야 한다. 한국 동계 스포츠 발전의 흥망성쇠가 여기에 달렸다.

‘2018 평창올림픽’이 17일간의 전력 질주를 마쳤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로 종합 7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결과물에서는 애초 목표에 미치지 못했지만, 의미는 더 큰 가치를 남겼다.

그동안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 메달을 획득해 온 ‘편중 현상’에서 벗어나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이 나왔다. 스켈레톤, 봅슬레이, 스노보드, 컬링 등 썰매와 설상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이 모두 한국 동계 스포츠 사상 최초로 이룬 쾌거이다.

또한 윤성빈(25·스켈레톤) 이상호(24·스노보드) 임효준(22) 최민정(20) 황대현(19·이상 쇼트트랙) 김민석(21) 정재원(17·이상 스피드스케이팅) 등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까지 신예 선수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4년 뒤 베이징 동계 올림픽 기대감도 커졌다.

4년 동안 피와 땀을 흘리며 준비한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노력으로 ‘성공 올림픽’의 한 페이지를 채우며 평창올림픽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그러나 이 피날레 속에 여전히 걷히지 않고 자리 잡고 있는 어두운 그림자는 올림픽 이후 반드시 지워야 한다.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두드러진 문제점은 바로 종목별 연맹과 협회의 행정력이었다. 업무에 허점을 남기며 논란을 낳았다. 그리고 논란 이후 고위 관계자 및 임원은 뒤로 빠진 채 리더십까지 결여된 모습을 보였다. 
우선 대한빙상연맹은 올림픽 직전 ‘규정 오역’으로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의 노선영의 출전 여부 논란을 일으켰고, 곧이어 쇼트트랙 선수 폭행 파문이 일어났다. 대회 중에도 ‘왕따 스캔들’부터 경기 당일 아침 임원 연설 논란이 일어났다. 그러면서 파벌 문제도 수면 위도 드러났다. 이 가운데 연맹 임원은 그 누구도 나서서 이 파장을 잠재우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오로지 선수들의 피와 땀으로 일군 메달로 덮으려는 모습이었다. 그들의 뒷짐은 고스란히 선수가 짊어져야 했다.

대한스키협회 역시 올림픽 출전권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이 논란을 깔끔하게 해결하지 못한 채 올림픽을 시작했다. 피해를 받은 선수는 추운 날씨 길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눈물을 흘렸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도 올림픽 4개월을 앞두고 회장 선거로 잡음을 냈고, 공정하지 않은 국가대표선발전으로 잡음을 냈다. 대합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은 국가대표 자동 선발 규정이 있다. 엄연히 말해서 특혜이다. 이전 국가대표 선수는 국가대표선발전에 출전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된다는 뜻이다. 국제대회 성적 거두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누가 이 종목 선수로 뛰어들겠는가. 어차피 국가대표는 정해져 있는 데 말이다. 규정 보완이 절실한 시점이다.

‘국민 영미’를 탄생시킨 컬링도 여기서 벗어날 수 없다. 대한컬링경기연맹의 올림픽을 앞두고 내분을 일으키며 대한체육회의 관리단체로 지정됐다. 레드카드를 받았다는 뜻이다. 이에 행정 공백이 발생했고, 선수단은 제대로 지원받지 못했다. 연맹의 분열로 선수단만 고스란히 피해를 받았다. 컬링연맹은 올림픽 이후 회장 선거를 치를 예정인데, 이번 여자 대표팀을 지원한 유력 인사가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소문이 올림픽 현장에서도 파다하게 퍼진 상태이다.

사실상 동계 종목 모든 단체가 파벌과 내분, 그리고 부실한 행정력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찬사를 받은 대한양궁협회는 공정하고 치열한 국가대표 선발전, 출신 학교가 의미 없는 환경, 그리고 적극적인 선수 지원, 협회 내부 시스템 안정화 등 이루며 세계 최고의 선수를 연일 배출하고 있다. 하지만 동계 스포츠에는 본보기가 될 만한 단체가 없어 보인다. 이러한 어두운 그림자는 성공 올림픽이라는 피날레에 묻혀서는 안 된다.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국 동계 스포츠가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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