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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울었고, 나눴고, 맞잡았다… 한국 봅슬레이 ‘새 역사’

입력 : 2018-02-25 15:30:00 수정 : 2018-02-25 15:4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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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평창 권영준 기자] 함께 울었고, 슬픔을 나눴고, 그렇게 손을 맞잡았다. 한국 봅슬레이의 새 역사는 그렇게 이뤄졌다. 원윤종(33)-전정린(29)-김동현(31·이상 강원도청)-서영우(27·경기BS경기연맹)가 한국 봅슬레이 사상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엇보다 값진 은메달이다.

원윤종-전정린-김동현-서영우는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막을 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4인승에서 합계 3분16초38을 기록, 니코 발터가 이끄는 독일과 공동 2위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1~2차 레이스에서 합계 1분37초84로 2위에 올랐던 이들은 이날 3~4차 시기에서도 폭발적인 주행을 선보이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사실 이들은 세계랭킹 50위로 이번 올림픽 출전 국가 가운데 최하위였다. 누구도 이들의 역주를 예상하지 못했다. 대표팀도 마찬가지였다. 4인승보다는 2인승에 주력했다. 원윤종-서영우가 조를 이룬 2인승은 2015~2016시즌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바 있고, 국제대회에서 상위권에 오른 강호였다. 다만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컨디션 난조와 부상 여파로 월드컵 시리즈에서 주춤하자, 남은 월드컵 대회 불참을 선언하고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훈련에 전념하는 것으로 계획을 틀었다.

이는 희생이 필요했다. 월드컵 시리즈에서 포인트를 쌓지 못하면서 올림픽 출전권을 1장밖에 획득하지 못했고, 이에 전정린-김동현은 2인승 출전을 포기해야 했다. 그래서 원윤종의 어깨는 무거웠다.

이 부담감은 경기력에서 드러났다. 금메달을 목표로 뛰었던 원윤종-서영우는 결국 2인승에서 6위에 머물렀다. 애써 “4인승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지만, 남몰래 펑펑 울었다. 동료의 희생에 대한 미안함이 컸다. 몸무게 100㎏이 넘는 4명의 남자는 그날 밤 서로 부둥켜안고 펑펑 울었다.

이 눈물은 또 다른 기적의 신호탄이었다. 세계랭킹 50위지만, 누구보다 많은 땀을 함께 흘리며 올림픽을 준비했다. 남다른 각오와 의지는 불붙은 이들의 눈빛에 기름을 부었다. 질주를 시작한 이들은 한마음으로 봅슬레이에 몸을 실었다. 파일럿 원윤종은 간절한 마음으로 봅슬레이를 조정했다. 그리고 기적을 만들었다. 준비된 자에게만 나타난다는 기회를 한 움큼 거머쥔 것이다.

김동현은 “끝까지 윤종이 형을 믿었다”고 전했고, 원윤종은 “(2인승 실패 후) 동현이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활짝 웃었다. 이들은 이구동성은 “4명이 뭉치면 더 강해진다는 것을 느꼈다. 꿈이 현실로 이뤄졌다”고 서로를 바라봤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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