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세와 구설수는 함께 간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대표팀에게도 마찬가지다. 남자팀이든 여자팀이든 경기가 열렸다 하면 TV 중계시청률이 무려 50% 가까이 육박하는 상황. 전통적인 효자 종목으로 이번 대회에서도 온 국민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만큼 날선 여론의 중심에 서기도 한다. 선수들은 이미 쏟아지는 '악플'에 무방비로 당하고 있는 상태. 그러나 눈 감고 귀 닫은 선수들은 제 실력으로 이를 묵묵히 극복하고 있다.
지난 13일 남자 1000m 예·결선이 끝난 이후 서이라(26·화성시청)의 SNS는 성난 중국팬들로 들끓었다. 당시 한 티안위(중국)가 6조 선두를 달리던 서이라를 손으로 밀치며 그 자리를 차지했지만, 결국 반칙으로 판정돼 실격을 당했던 터. 중국의 누리꾼들은 한글과 중국어로 된 욕설로 테러를 벌였다. 그러나 결국 남자 1000m 동메달을 수확한 서이라의 반응은 “니하오, 워아이니(안녕하세요, 사랑합니다)”. 재치있는 답변으로 이런 사태를 웃어넘겼다.
1000m에서 생긴 문제는 하나 더 있었다. 준준결승에서 생긴 ‘길막’ 논란이다. 한국 선수가 모두 한 조에 배정되면서 셋 중 둘만 상위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던 상황. 이 과정에서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던 황대헌(19)이 실격됐다. 학연으로 엮인 서이라와 임효준(22·한국체대)이 황대헌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의심이 들불처럼 번졌다.
그러나 셋은 지난 20일 열린 500m 예선에서 각 조 1위로 통과하며 논란을 불식시켰다. 황대헌은 “살면서 1년 중 하루라고 생각한다. 연연하지 않고 앞으로 닥친 일에만 집중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서이라는 “아쉽지만 언제든 나올 수 있는 일이고 최선을 다했으니 됐다”라는 입장, 임효준 역시 “경기에 앞서 누가 올라가든 축하해주자고 했다. 쇼트트랙이라는 게 그런 부분이 아쉬운 종목인 것 같다”라고 덤덤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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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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