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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개인 최고점' 최다빈의 사모곡은 애절하고도 아름다웠다

입력 : 2018-02-22 06:00:00 수정 : 2018-02-22 21: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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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강릉 이혜진 기자] “제 자신을 믿고 뛰었습니다.”

꽃잎 하나가 너울너울 춤을 추는 것만 같았다. 은반 위를 부드럽게 미끄러지는가 하면, 바람을 탄 듯 힘차게 날아오르기도 했다. 생애 첫 올림픽 개인전에 나선 최다빈(18·고려대 입학예정)이다. 최다빈은 21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7.54점에 예술점수(PCS) 30.23점을 합쳐 67.77점을 얻었다. 출전선수 30명 가운데 8위, 프리스케이팅 진출권(상위 24명)도 손에 넣었다.

클린 경기였다. 4조 6번째(전체 24번째)로 나선 최다빈은 영화 <옌틀>의 삽입곡인 ‘파파 캔 유 히어 미(Papa Can you Hear Me)’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소화해낸 최다빈은 트리플 플립, 더블 악셀까지 세 가지 점프과제를 안정적으로 성공시켰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과 플라잉 카멜 스핀, 스텝 시쿼스, 레이백 스핀 등은 모두 ‘레벨4’를 받았다. 경기를 마친 최다빈은 감격한 듯 눈물을 보였다.

자신의 개인 최고점도 새롭게 썼다. 지난 11일 팀 이벤트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작성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인 최고점 65.73점을 2.04점 끌어 올렸다. 이는 ‘피겨 여왕’ 김연아 이후 올림픽 쇼트프로그램 최고 성적이기도 하다. 나아가 목표로 했던 톱10 진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제껏 김연아 외에 올림픽에서 10위 이내의 성적을 낸 이는 없었다. 앞서 곽민정(24)은 밴쿠버올림픽에서 13위에 올랐으며, 김해진(21)은 소치올림픽에서 16위를 기록했습니다.

의미 있는 발자취다. 김연아가 떠난 뒤 한국 피겨스케이팅은 침체기에 빠졌다. 많은 이들이 ‘포스트 김연아’를 외쳤지만, 금세 소리 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최다빈은 달랐다. 빠르진 않아도, 자신만의 보폭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다. 잠재력이 폭발한 것은 2017년부터다. 2017년 2월 4대륙선수권에서 5위에 오르더니 삿포로아시안게임에서는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월 초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0위에 오르며 올림픽 출전권 두 장을 품었다.

숱한 시련을 이겨냈기에 더욱 눈부시다. 사실 최다빈의 쇼트프로그램은 절절한 사모곡이기도 하다. 원곡은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내용이지만, 최다빈은 어머니를 향한 슬픔과 애틋함을 그려냈다. 기량이 만개하던 지난해 최다빈은 그토록 의지하고 사랑하던 어머니를 하늘 위로 떠나보내야 했다. 엄청난 충격이었다. 설상가상 부츠 문제에 부상까지 겹쳐 힘든 시간을 보내야했지만, 최다빈은 꿋꿋하게 다시금 빙판 위로 나섰다. 최다빈은 “올림픽 무대에서 쇼트프로그램을 완벽하게 하고 싶었는데,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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