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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조 1위' 女컬링 "깜짝 활약? 10년을 준비해왔다"

입력 : 2018-02-22 05:50:00 수정 : 2018-02-21 14: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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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강릉 이혜진 기자] “꼭 살아서 돌아가겠습니다.”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김은정 스킵과 김영미(리드), 김선영(세컨드), 김경애(서드), 김초희(후보)로 구성된 여자컬링 대표팀은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와의 예선 8차전에서 11-2 완승을 거뒀다. 시작부터 세 엔드 연속 3점씩 스틸하는 등 믿기 힘든 장면들을 대거 만들어낸 대표팀은 결국 6엔드 만에 기권승을 얻어냈다. 전날 미국을 꺾고 가장 먼저 4강 진출을 확정지었던 대표팀은 예선 1위 자리마저 굳혔다.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예선 4위와 맞붙게 된다.

“여자컬링, 평창올림픽 깜짝 스타” 거침없는 행보에 대표팀 인기는 날이 갈수록 수직상승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외신들도 깜짝 놀란 눈치. 앞 다투어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이 평창올림픽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면서 “이들의 성공은 전 세계 컬링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즈, 일본 스포츠호치 등도 한국 대표팀의 활약상, 선수들 이름에 얽힌 뒷이야기, 선수들 관계 등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컬링은 낯선 스포츠였다. 역사 자체가 짧다. 1994년 대한컬링경기연맹이 정부의 승인을 받았고, 올림픽에 출전한 것은 2014년 소치올림픽이 처음이었다. 비인기 종목인 탓에 사실상 이렇다 할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한국 컬링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다. 지난해 삿포로아시안게임 은메달,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 금메달, 핀란드 마스터 투어대회 금메달 등 의미 있는 성과들도 연달아 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이 엄청난 질주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졌을 리 만무하다. 김민정 대표팀 감독은 “마치 우리가 갑자기 나타난 팀처럼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다더라. 우리는 10년 동안 담금질을 해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어려움이 많았다. 기본적으로 인적 인프라가 얇은데다, 국제대회를 열 수 있는 경기장도 전국에 4곳뿐이다. 지난해 여름엔 집행부 내분으로 컬링연맹이 관리단체로 지정되면서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해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한국에서 컬링을 하는 것이 힘들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고 운을 뗀 김민정 감독은 “지금 훈련하고 있는 컬링원도 김경두 교수님(경북컬링훈련원) 개인의 의지로 지어진 것이고, 의성에 있어서 의성출신 선수들이 많지만 해당 지자체에서 지원을 받은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민정 감독은 “김경두 교수님께서 대회를 앞두고 저희를 불러 모으시곤 ‘꼭 살아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반드시 그렇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주먹을 꽉 쥐어보인 뒤 이내 참았던 눈물을 왈칵 터트렸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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